朴대통령 “미래세대에 죄 짓지 말라”

민생법안 국회 조속처리 압박
“국민 바라는 일은 제쳐두고
무슨 정치개혁을 할수있겠나”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미국의 금리 인상과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 경쟁국들의 환율 상승, 내수 부진과 소비 정체 등을 언급하면서 국회를 향해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강조했다.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선제 대응 조치가 시급한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수립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국회가)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일을 제쳐두고 무슨 정치개혁을 한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는 박 대통령의 날 선 경고는 이날도 계속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에서 “기업 부채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기업활력제고특별법, 일명 원샷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줘야 한다”며 “신흥국의 불안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위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골든 타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대내외 도전을 극복하고 경제 재도약을 이뤄내기 위한 비상한 각오와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을 대변하기 위해서다”라며 “정치개혁을 먼 데서 찾지 말고 가까이 바로 국민을 위한 자리에서 찾고, 국민을 위한 소신과 신념에서 찾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경제 활성화 2개 법안의 처리를 “국민이 바라는 일들”이라고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 일들을 하는 것이 정치개혁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창 일할 나이에 일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잃어버린 시간, 잃어버린 인생을 누가 보상할 수 있는가”라면서 “(정치인들은) 미래 세대에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지금이라도 실행을 해야 한다”고 단호한 어조로 경고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핵심 입법이 지연되고 있어서 후속 개혁 추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이 같은 우려는 단지 정부와 국민의 노력만으로는 해소되지 않고 국회와 정치권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