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추진위 3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신당추진위 3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③ 전문가 ‘야당이 사는 길’ <끝>‘단일화’응급처치땐 죽음의길
협치·연정 등 새 흐름 생길것

중도·4050 겨냥한 외연 확장
유능한 인재발굴 경쟁력 강화
정책대안 통한 미래비전 필요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으로 야권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치열한 혁신경쟁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으면 내년 제20대 총선 이후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 단일화’ 같은 응급처방식 봉합을 시도하는 것은 또 다른 죽음의 길을 예고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정치·여론조사 전문가들은 16일 “국민의 선택 여하에 따라 야권이 혁신경쟁을 하고 3당 체제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앞으로 협치(協治)나 연정과 같은 정치통합의 흐름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혁신경쟁의 내용으로 △특정 이념과 지역에만 기대지 않는 외연 확장 △유능한 인재 발굴과 충원을 통한 인적 경쟁력 강화 △정책적 대안을 통한 미래 비전 제시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념적으로는 ‘중도’, 지역적으로는 ‘중원’, 세대적으로는 40·50대 등 ‘중간층’을 겨냥한 외연 확대에 성공하는 쪽이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의 배종찬 본부장은 “중원전략이 최고의 전략”이라며 “안철수 신당의 출현이 전반적으로는 야권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에 기여한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야권이 중도층 외연 확대 경쟁을 벌일 경우 새누리당이 오히려 선거에서 위협받을 수도 있다고 그는 말했다. 양승함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누리당은 지나치게 보수로 경도됐고 새정치연합은 타협을 모른다”면서 “국민은 양극화를 원하지 않는 만큼 야권이 경쟁을 통해 중도를 대변하는 야당의 상을 보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재 발굴도 야권이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벌여야 할 혁신경쟁의 주요한 요소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누가 좋은 인물을 갖고 나왔나를 놓고 혁신경쟁해야 야권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정치권이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과 새정치연합으로 삼(三)분화하는 상태에서 지금은 인재의 경쟁력이 정말 중요해졌다”고 분석했다. 배 본부장은 “야권은 지역적으로는 호남뿐 아니라 수도권을, 연령적으로는 20·30대를 넘어 40·50대를 확실히 붙들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서로 더 유능하고 매력적인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 연장에서 정책적 대안 제시 능력과 함께 수권 능력을 높이는 것 또한 주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 센터장은 “정책적 일관성을 갖고 국민에게 안정적인 정치세력이라는 신뢰를 줄 수 있다면 현재의 분열이 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직 문재인이든 안철수든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 없다”면서 “국민을 끌고 갈 수 있는 어젠다를 만들어 경쟁해야 한다”고 정책 경쟁의 절박함을 밝혔다. 배 본부장도 “문재인과 안철수가 감정대결을 하면 안 되고 정책적으로 대결해야 야권의 새로운 공간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야권의 혁신경쟁이 현 양당 체제에 의한 영호남 나눠 먹기와 무책임한 독과점 구조를 깨는 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 교수는 “야권 하기에 따라 여소야대 정국이 될 수도 있고 이때 중도 신당이 때론 진보당에, 때론 보수당에 협력하면서 상생의 정치를 한다면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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