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동향면 능금리 능길마을에서 특산물인 돼지감자를 캐는 어린이들(왼쪽)과 강원 양양군 구룡령로 해담마을에서 표고버섯을 채취하는 관광객(오른쪽)처럼 팜스테이 마을에서는 다채로운 농촌체험을 즐길 수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전북 진안군 동향면 능금리 능길마을에서 특산물인 돼지감자를 캐는 어린이들(왼쪽)과 강원 양양군 구룡령로 해담마을에서 표고버섯을 채취하는 관광객(오른쪽)처럼 팜스테이 마을에서는 다채로운 농촌체험을 즐길 수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농협 평가 우수 팜스테이 마을

들뜬 연말연시 분위기에 아이들 겨울방학까지 겹쳐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계절이지만 본격적인 휴가철도 아닌데 멀리 나가는 건 부담스럽다. 이럴 땐 농촌에서 숙박하면서 영농 체험을 할 수 있는 ‘팜스테이’를 고려해볼 만하다. 아이들은 도시에서 접하기 힘든 농촌의 겨울 풍경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고 어른들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릴 수 있다.

팜스테이(farm stay)란 농장을 뜻하는 팜(farm)과 머문다는 의미의 스테이(stay)를 합성한 말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농가에서 숙박만 한다는 의미가 아닌, 농촌을 체험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유명 관광지처럼 상업 시설이 장사진을 이루지 않아 바가지요금에 시달릴 우려가 덜하고 교통체증 또한 심하지 않다. 농촌 입장에서는 부가소득의 기회가 된다. 고령화가 극심한 마을에 활력을 넣을 수 있어 선진국에서는 도농 상생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9년부터 팜스테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구상됐다. 농협의 팜스테이 마을로 선정되려면 마을 주민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고 농가 10개 가구 이상이 참여해야 한다. 또 도농교류법에 따라 ‘농어촌 체험·휴양마을 사업자’로 지정받아야 한다. 농협은 팜스테이 질을 높이기 위해 참여마을을 평가하고 있다. 아래는 농협이 평가한 우수 팜스테이 마을이다.

팜스테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건 역시 체험이다. 경기 안성의 신대복조리마을의 경우 임꺽정과 어사 박문수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칠현산과 칠장산 줄기에, 천 년 동안 조상들의 삶이 녹아든 다랑논이 그림 같이 펼쳐진 곳이다.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복조리 제작과 효자죽봉 만들기, 민속놀이 등 각종 체험이 연중 내내 진행되고 있다.

강원 평창 광천마을에서는 떡메치기 체험, 손두부 만들기를 경험할 수 있고 충남 서천 합전마을에서는 붉게 물들어 타오를 듯한 동백꽃과 새하얀 수선화가 만들어 내는 풍경 속에서 갯벌, 분재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야외놀이는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 현장이다. 영남 사림학파의 종조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후손들이 모여 사는 일선 김씨의 세거지인 경북 개실마을은 전통 엿 만들기 체험을 비롯한 다양한 전통·문화 체험거리와 함께 마당에서 전통놀이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볼거리를 찾는다면 강원 영월 예밀포도마을과 양지리철새마을이 적격이다. 태백산 줄기인 덕가산 자락에 자리 잡은 예밀포도마을에서는 수려한 자연 경관과 함께 방랑시인 김삿갓의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을 주변에 김삿갓문학관, 조선민화박물관, 고씨동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지금은 얼음 속 물고기 잡기 체험이 제철이다. 양지리철새마을은 매해 찾아오는 다양한 종류의 철새들을 손쉽게 관찰할 수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제2땅굴 및 평화전망대, 최전방 DMZ 안보관광·체험 등 지역적 특성에 맞게 다채로운 안보관광 및 다양한 체험학습도 가능하다.

‘힐링’ 역시 팜스테이의 화두다. 경기 가평 초롱이둥지마을은 남쪽으로 용문산, 동쪽에는 봉미산이 있으며 맑고 깨끗한 미원천이 발원하는 곳으로, 예로부터 오랜 전통과 예의를 숭상하고 보전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어른들이 잣나무 숲 둘레길을 걷는 동안 아이들은 썰매를 타는 것도 좋다. 경남 함안 별천지마을은 마을 전체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1412m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전형적인 산촌마을인 이곳에서 무공해 특산물을 즐기다 보면 자연 속 또 다른 세상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농협 측 설명이다.

팜스테이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포털에서 팜스테이 이름을 검색한 뒤 대표번호로 전화하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다. 시기별로 체험 프로그램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역시 유의사항이다. 비용은 숙박비를 제외하고 1인당 1만 원 안팎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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