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김익주(왼쪽부터) 국제금융센터원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김익주(왼쪽부터) 국제금융센터원장,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김용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 대책2008년 위기때처럼 대응
주식·외환 모니터링 강화
유가 하락 엎친데 덮친격
금융시장 악재뿐 아니라
거시경제 급속 악화도 대비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 업무를 총괄하는 김성욱 국제금융과장은 16일 밤 중국에서 외국 정부 국채로는 사상 최초로 위안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성공하고 귀국한 뒤 집에 가지 못하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인근 숙소에 묵어야 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금리 결정이 한국시간으로 17일 오전 4시에 나오기 때문이었다.

김 과장은 기재부, 국제금융센터 직원 등과 이날 새벽에 나온 FOMC 성명서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기자회견을 모니터링(점검)한 뒤 오전 8시 은행회관에서 열린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주재 거시경제금융회의 준비 자료를 만들었다. 다행히 미국 주식시장 등 전 세계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마감하면서 금융시장이 ‘패닉(공황)’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일분일초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긴박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드러내지 않고 있지만,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와 유사한 ‘비상 모드’로 근무 태세를 바꾸고 있다. 주식·외환·채권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금융회사의 외화 유동성에 대한 점검 등에 나서면서 만에 하나 발생할지도 모르는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미국 주가가 상승세로 마감하고, 국내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0∼0.25%)에서 인상되는 미증유(未曾有)의 상황에서 돌발적인 변수가 등장할 수 있어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은 크게 봐서 2가지 경로를 통해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나는 주식·채권·외환시장 등 금융시장을 통해 영향을 미치는 경로이고, 다른 하나는 거시경제를 통해 영향을 미치는 경로다.

당장 16일 미국 주식시장과 17일 한국 등 아시아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지만,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발생하면 언제, 어디서 금융시장의 이상 징후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거시경제적인 측면에서 미칠 타격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소식이 알려진 직후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전날보다 1.83달러(4.9%)나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산유국 경제가 얼어붙으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위안화나 일본 엔화, 유로화 등의 가치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려는 움직임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가 엄청난 ‘악순환’의 소용돌이에 빠질 수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 외에도 미국의 정책금리가 제로 수준에서 높아지는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기 때문에 사실 어떤 일이 발생할지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실정이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과는 별도로 거시경제에 미칠 영향을 막기 위한 대비책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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