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의 이유 / 이영롱 지음 / 21세기북스 섬을 탈출하는 방법 / 조형근·김종배 지음 / 반비
지금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과연 다닐 만한 곳인가?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슬그머니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바로 ‘사표’다. 그러나 언감생심! 머리를 흔들고 생각을 다잡는다. 꼬박꼬박 통장에 입금되는 월급이 아쉽고, ‘직장 밖은 지옥’이라는 주변의 목소리가 발길을 붙잡는다.
이 같은 고민에 빠진 이들에게 생각의 지침표가 돼줄 책 2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사표의 이유’는 현대의 일터에서 ‘나는 없고 노동만 있던 나날’을 보내던 이들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난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에는 30∼40대 직장인으로서 10년 안팎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자발적으로 사표를 던진 뒤 ‘삶의 전환’을 이룬 11명이 등장한다. 젊은 사회학도인 저자는 수차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직장생활부터 제2의 삶을 선택하기까지를 추적해나간다.
과연 그들은 자신의 삶을 되찾았을까. 책의 후반부에는 귀촌·귀농, 비영리단체, 협동조합, 대안학교, 대학원 진학, 제주도 이민 등 서로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의 퇴사 후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 중 상당수는 ‘떠나라는 이야기를 쉽게 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또 일부는 결국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한계를 느낀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상당수는 ‘퇴사 이후 내 삶을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삶의 결정권이 커졌다는 것이 가장 커다란 변화’라고 말한다. 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독자의 몫이다.
‘사표의 이유’가 직장을 박차고 떠나 새로운 삶을 찾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섬을 탈출하는 방법’은 성장은 멈추고 일자리는 점점 불안정해져 모두를 끝없는 경쟁으로 내모는 우리 사회를 ‘섬’으로 규정하고 이 섬에서 탈출할 방법을 논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노동이 전쟁이고, 일터가 전쟁터인’ 각자도생의 지옥으로부터 ‘도피’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와 삶과 사회의 모델을 찾아보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지역화폐 등 최근의 다양한 시도들을 하나씩 점검해 나간다.
저자는 “한국 사회는 경쟁자를 시장에서 퇴출시켜 이윤을 독점하고 싶어하는 경쟁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 경쟁이라고 하면 무조건 적대적 경쟁만 떠올리지만 실제 세상에는 협력적 경쟁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며 “엄연히 존재하는 비적대적 경쟁, 협력적 경쟁을 부정하는 것이 더 비현실적인 태도”라고 주장한다. 책은 조형근 한림대 연구교수와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2013년 10월부터 12월까지 팟캐스트 ‘시사통’에서 진행한 ‘대안 경제학’ 코너를 보완해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