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최초로 투자개방형 영리병원인 중국계 녹지(綠地)국제병원의 설립 신청을 승인하면서 외국계 영리병원에 대한 찬반 논란이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제주도는 제도의 취지대로 보건의료 투자와 지역 경제가 활성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시민단체들은 내국인 이용 제한이 없는 만큼 국내 의료체계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은 병원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을 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는 영리병원이다. 주주를 모아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고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제주도에 이런 형태의 병원이 설립되면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의료관광 활성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제주도 측의 입장이다.
대기업들도 의료관광 육성을 위해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쪽으로 법과 규제를 개선해 의료관광을 주력으로 키우자고 제안했다.
이 때문에 전국 8개 경제자유구역에서 비슷한 형태의 영리병원 설립 신청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의료 관련 시민단체들은 녹지국제병원의 설립이 국내 의료계에 ‘영리병원’이 도입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병원 이용에서 내국인 제한 규정이 따로 없어서 건강보험 적용을 포기하고 비싼 비용 지불을 감수한다면 내국인도 이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데, 비영리 법인인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제도의 틀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의료체계와 충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번에 승인된 녹지국제병원은 제주 서귀포시 토평동 제주헬스케어타운에 778억 원(토지매입 및 건설비 668억 원·운영비 110억 원)을 들여 건립된다. 의사(9명)·간호사(28명)·약사(1명), 의료기사(4명)·사무직원(92명) 등 134명이 근무하며 오는 2017년 3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만8163㎡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 등 4개 진료과목을 갖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