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과 영업규제로 대형마트 성장 정체 속에 병행수입이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이마트 병행수입 매출액은 지난해에 이어 무난히 8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0년(40억 원)과 비교하면 20배 이상 증가한 액수다. 특히 이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의 병행수입 매출액이 크게 뛰었다. 올해 트레이더스 병행수입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는 PL(자체상표) 상품을 강화하고, 트레이더스는 병행수입을 확대해 경쟁사와 차별화하고 있다”며 “병행수입 품목도 가전부터 고가 해외 브랜드 핸드백까지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황에도 병행수입 매출이 급증한 것은 고가 수입품도 싸야 산다는 소비패턴 변화와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트레이더스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 중 처음으로 샤오미 제품을 들여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루이비통과 구찌, 프라다 등 고가 해외 브랜드 제품도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트레이더스는 올해 고가 해외 브랜드 핸드백만 20억 원 어치 팔아치웠다.
병행수입은 국내 독점판매권을 가지고 있는 수입업체가 아닌 일반 수입업자가 상품을 들여오는 것을 말한다. 대형마트는 막강한 구매력으로 수입품을 저렴한 가격에 대량으로 들여와 판다. 병행수입 상품은 대개 백화점 가격보다 20~40% 저렴하다.
롯데마트도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을 중심으로 병행수입 상품을 늘리면서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롯데마트 병행수입 매출액은 4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5년 전 매출액 45억 원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병행수입 상품도 30여 개에서 400여 개로 다양화했다. 최근 롯데마트는 패딩 1벌 가격이 80~130만 원 수준인 해외 고가 브랜드 기획전을 열었다. 과거 저가 상품 위주로 기획전을 열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기획전 내용만 보면 백화점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고가 수입품 위주로 대형마트 간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