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協 “한의학 인식 변해야”
중국 중의학(中醫學)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눈부신 발전을 했다. 국내에서도 한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법으로 중의학의 육성과 발전을 명시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헌법 내 별다른 명시가 없는 상태다. 예산에서도 차이가 크다. 중국 위생부의 중의약관리국 예산 규모는 2013년 기준 1조3634억 원에 달하지만, 국내 보건복지부의 한의약정책관실 예산은 2014년 기준 22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전체 예산 비율(2014년 기준)로 비교해도 중국 위생부 총 예산 중 중의관련 예산은 5.8%에 이르지만, 우리나라 복지부 총 예산 중 한의관련 예산은 0.046%에 불과하다. 중국은 최근 투유유 박사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중의학 지원을 더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지난 1955년 중의학 국책연구기관인 중의과학원을 설립해 현재 6000명의 인력을 두고 6개의 부속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은 1994년에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설립했음에도 임상연구를 위한 산하 병·의원이 전무하다. 또 중국은 약 3590개의 국립 중의병원을 운영하면서 정책적 조언과 임상데이터를 내놓고 있지만, 국내에는 국립병원 중에서 국립의료원과 부산대한방병원에만 한의진료과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한약 제도도 한의학에는 불합리한 점이 많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한약 제도는 한약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면 양약으로 분류돼 한의사가 처방하지 못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상 한약의 효과를 임상시험 등을 통해 밝혀 제약화를 시도할 경우 생약제제라는 이름의 양약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 한의사가 처방해 만든 한약을 상품화하게 되면 본인이 처방하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의사협회 관계자는 “한의학 현대화·과학화의 부진은 수십 년간 양방의 반대를 이유로 한의학의 과학화·현대화를 방치해 온 정부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며 “한의학에 대한 인식과 양방 일변도의 의료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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