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영화 관객 쏠림 현상
실험적 시도·장르영화 실종
‘잘 나가는’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부정적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영화의 질이 점차 저하되고 있으며 10년 후쯤에는 영화산업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2일 현재 올해 극장 총 관객 수는 2억836만7607명으로, 3년 연속 2억 명 돌파를 달성했으며 역대 최다 관객 기록 수립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 한국 영화 관객 수도 1억768만530명으로 4년 연속 1억 명을 넘어서는 등 영화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축배’를 들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최근 ‘2015년 한국영화 경향 분석’ 이슈페이퍼를 통해 한국 영화산업의 왜곡된 투자·배급 구조를 비롯해 다양성·기획력 부재, 배급 전략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영화계가 투자와 배급이 ‘한 몸’으로 움직이며 장르와 내용에 상관없이 시기와 물량만 조절하면 판의 규모가 커지는 구조로 가고, 이에 따라 작품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 주 관객 연령층이 20∼30대에서 중장년층까지 확대된 것도 질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젊은관객은 영화의 내용을 꼼꼼히 살피고 선택하지만, 중장년층 관객은 다른 정보 없이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만 보고도 호기심을 느껴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여가생활 환경이 멀티플렉스에 집중돼 있다 보니 쇼핑을 하다가 극장을 찾는 관객이 ‘기왕이면 잘 되는 영화’ ‘남들이 봤다는 영화’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며 영화사들이 실험적인 시도나 작가의 색깔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고심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영화에 관심이 많고 적극적으로 영화를 찾아보는 관객은 결국 영화를 적게 볼 수밖에 없고, 내용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만 영화를 즐기게 되는 상황에서 10년 후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멀티플렉스의 성장이 멈추게 되면 영화산업이 한 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에 참여한 영화평론가와 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전문지 기자들은 한국 영화가 ‘1000만 영화’로 관객이 쏠리며 제대로 된 장르영화가 실종된 상태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관객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이중적’인 것도 영화 쏠림 현상에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처럼 외화는 장르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한국 영화는 ‘베테랑’, ‘내부자들’(사진)같이 재미가 있으면서 교훈도 담겨야 하고, 현실도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하는 등 영화 한 편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