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 일관된 톤으로 잔잔하게 이야기를 펼친다. 독특하면서도 밋밋한 이야기에서 특별한 재미를 찾을 수는 없지만 사람 냄새 나는 영화에 이끌려가다 보면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쯤 속이 훈훈해지는 느낌이 들며 입가에는 미소가 돈다.

프랑스 영화 ‘마카담 스토리’(사진)는 사람들 간의 소통을 다뤘다. 세 남녀가 우연히, 희한하게 만나 서로에게 위안을 주는 상대로 발전해가는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영화의 배경은 프랑스 파리 변두리 아파트. 이 아파트 2층에 사는 40대 남자 스테른코비츠(구스타브 드 케르베른)는 아파트 주민 회의에서 낡은 엘리베이터의 수리에 홀로 반대하다가 수리비를 내지 않는 대신 엘리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사고를 당해 휠체어에 앉게 된 그는 주민들의 눈을 피해 자정 무렵에 외출을 하다가 노처녀 간호사(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를 만나고 자신이 사진가라고 둘러대며 간호사에게 다가간다. 홀로 지내는 10대 소년 샬리(쥴 벤쉬트리)는 맞은 편으로 이사 온 왕년의 명배우 잔 메이어(이자벨 위페르)에게 관심을 보이며 그와 함께 영화를 본다. 샬리는 메이어에게 연극 ‘네로’의 오디션에 도전하라고 권유한다. 아들이 복역 중이라 혼자 꼭대기 층에 사는 알제리 출신 하미다(타사딧 만디) 할머니는 지구로 귀환 도중 이 아파트 옥상에 불시착한 우주비행사 존 매켄지(마이클 피트)와 함께 지내며 그를 아들같이 따뜻하게 대해준다.

마카담은 아스팔트 발명가의 이름이다. 또 파리 피카소 단지의 낡은 아파트 애칭이기도 하다. 이 영화 연출자인 사무엘 벤쉬트리 감독은 자신이 어린 시절 저소득층 공공주택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스팔트 연대기’를 썼고, 그 소설을 원작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벤쉬트리 감독은 소통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받은 프랑스 대표 배우 이자벨 위페르를 비롯해 이탈리아, 알제리, 미국, 모리셔스 공화국 등 다양한 나라 출신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메이어가 출연한 영화를 본 샬리는 메이어에게 “영화가 재미있는 줄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보고 나니까 너무 좋았어요”라고 평을 전한다. 이 영화가 그렇다. 2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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