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 민사소송 제기 밝혔지만 명예회복은 힘들 듯
美검찰, 뇌물수수 브라질축구협회장 불법 증여 조사
스위스檢, 카타르월드컵 비리 의심계좌 133개 분석
제프 블라터(왼쪽 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미셸 플라티니(오른쪽)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21일(한국시간) FIFA 윤리위원회에서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 원)이란 거액의 돈 거래, 직위 남용 등의 이유로 8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FIFA 부패 스캔들의 ‘몸통’이란 지적을 받아온 블라터 회장은 이로써 17년 장기 집권에 마침표를 찍고, 41년간의 FIFA 생활을 청산하게 됐다. 블라터 시대가 종말을 고했지만, FIFA 비리의 실체를 밝힐 수사는 오히려 남미, 유럽,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영국 BBC에 따르면 차기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한 도쿄 세콸레(남아프리카공화국)가 지난 17일 미국 뉴욕 대배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008년 남아공이 2010년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해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에게 FIFA 계좌를 통해 1000만 달러(약 112억 원)를 건넸다는 의혹과 관련해 증언하기 위해서였다. 워너 전 부회장은 지난 5월에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됐다.
세콸레는 남아공월드컵 유치위원회와 조직위원회에 몸담았으며, 워너 전 부회장에게 간 돈이 뇌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던 인물이다. 세콸레를 부른 것은 미국 사법당국이 남아공월드컵 유치 비리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브라질에서는 FIFA 비리와 관련해 10월부터 브라질과 미국 검찰의 수사를 받아 온 마르쿠 폴루 델 네루 브라질축구협회장의 불법 증여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미국 검찰은 4일 미국 스포츠마케팅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델 네루 회장을 기소했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브라질 재무부 산하 금융감독기구는 델 네루 회장이 전 부인과 2명의 모델 출신 내연녀에게 130만 헤알(3억8000만 원)을 줬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스위스 법무부는 18일 미국과의 사법 공조에 따라 FIFA 관련 불법 거래 의심 계좌 50개를 동결한 바 있다. 이들 계좌에는 5000만∼1억 스위스프랑(593억∼1186억 원)이 들어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전했다.
또 스위스 검찰은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월드컵 유치 비리와 관련해 133개에 이르는 의심 계좌를 분석 중이다. 거래 내역에 대한 수사 진척상황에 따라 또 한 차례 무더기 기소가 이어질 수 있다. 지금까지 FIFA 부패 수사 과정에서 기소된 인물은 30명이었다.
독일 검찰도 2006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FIFA에 670만 유로(83억 원)를 건넨 것과 관련해 독일축구협회를 수사하고 있다. 영국 하원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 데이미언 콜린스 의원은 “블라터 회장 등이 징계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FIFA 비리 조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블라터, 플라티니 회장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등에 즉각 항소하고 민사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지만 명예회복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BBC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의 축구 경기 관전은 허용된다”며 “201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도 관람할 수 있다. 대신 자비로 입장권을 사야 한다”고 비꼬았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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