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 코치 육상선수 경험
곽호건 분석관은 축구 경력
他종목 장점 접목 ‘큰 성과’
원윤종(30)-서영우(24·이상 경기도연맹) 조가 지난 11월, 12월 열린 2015∼2016 봅슬레이 월드컵 2인승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봅슬레이의 급성장엔 특이한 이력의 코칭스태프가 밑거름이 됐다.
이용(37)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루지 1세대다. 1998 나가노,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이 감독은 루지 대표팀을 지도하다 2011년 봅슬레이로 ‘전향’했다. 봅슬레이와 루지는 스타일이 다르다. 루지는 썰매에 누워서, 봅슬레이는 차체에 앉아서 트랙을 내려온다. 트랙에서 썰매를 조종하고, 가속도를 붙이는 기술은 전혀 다르다. 그러나 같은 트랙에서 경기한다는 건 공통점이다. 루지 출신의 이 감독이 봅슬레이 대표팀의 사령탑을 맡은 건 썰매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트랙을 읽는 눈이 정확하고, 체중 관리 등의 노하우를 지녔기 때문. 원윤종과 서영우의 봅슬레이 경력은 5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 감독은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트랙 경험이 적다는 것”이라며 “내가 몸으로 익혔던 세계 곳곳의 트랙 장단점, 트랙 활용법 등을 전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영현(28) 코치는 육상선수 출신이다. 지난 3월 대표팀에 합류한 김 코치는 봅슬레이에 육상 단거리의 스타트를 접목시키고 있다. 스타트에선 발목이 가장 중요하며, 김 코치는 봅슬레이 대표팀을 맡은 뒤 발목 근력 강화에 주력했다. 이 덕분에 원윤종-서영우 조의 스타트는 지난 시즌에 비해 0.03초 정도 빨라졌다. 트랙은 대개 1200m∼1500m 사이. 12월의 월드컵에서 1위는 1분 50초 37(1, 2차 시기 합계), 2위는 1분 50초 50, 그리고 원윤종-서영우 조는 1분 50초 71이었다. 1위와 2위는 0.13초, 2위와 3위는 0.21초 차이. 두 차례 레이스의 합계이니 한 번에 0.065초, 0.105초 차이인 셈. 따라서 0.03초를 단축시킨 건 대단한 일이다.
역시 3월에 합류한 곽호건(27) 영상분석관은 아마추어 축구선수 출신이다. 봅슬레이를 포함한 동계 종목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매의 눈’을 지녀 발탁됐다. 특히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레이스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그들의 레이스 방식을 대표선수들에게 적용시킨다. 11월의 월드컵에서 곽 분석관의 제안에 따라 원윤종-서영우 조는 독일 알텐베르크 3코너에서 트랙 아랫부분이 아닌 위쪽에서 질주했다. 이전까진 아랫부분을 이용했다. 이 감독은 “공기 저항을 덜 받기 위해 트랙 아래쪽을 주로 이용하는 게 정석이었지만, 곽 분석관의 의견에 따라 위로 올라갔는데 그 덕분에 가속도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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