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이혁민 교수팀
女환자 대부분 증상 없지만
불임 등 심각한 합병증 위험


현재 사용되는 모든 항생제에도 살아남는 ‘다제내성 임질균(임균)’이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됐다. 임균은 여성에게 임질은 물론 자궁내막염, 난관염, 골반염 등의 질환을 일으키고 불임 같은 심각한 합병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경원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이혁민 가톨릭관동대의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2011∼2013년 우리나라 남녀 임질환자 210명(남 136명, 여 74명)에게서 채취한 임균을 배양한 결과 최대 9%(19개)가 ‘다제내성 임균’으로 확인돼 내성균 관련 국제학술지(Journal of Antimicrobial Chemotherapy)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다제내성 임균’이라는 말은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 계열’ 약물에도 내성이 생겨 균이 죽지 않는다는 의미다. 임균 감염에 의한 임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성병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3만5000여 건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생식기 질환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항균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지만 이번에 국내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다제내성 임균이 늘어나는 것이 문제다. 이 때문에 미국은 2013년에 다제내성 임균을 ‘긴급 조치가 필요한 내성균 3종 중 하나’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 초반부터 대부분의 임균이 페니실린 등 전통적인 항균제에 내성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2012년에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세팔로스포린 계열 항균제로 치료받는 환자의 비율이 47%에 달했다.

이경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다제내성 임균의 확산이 시작되는 단계로 보인다”면서 “성매매금지법 이후 특수 직업여성에 대한 국가적 관리가 어려워졌고, 여성 환자의 대부분은 무증상이어서 관리가 어려운 만큼, 보다 적극적이고 정기적인 국가 차원의 항균제 내성세균 감시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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