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억지로 모자쓴 어르신 보기 불편” 청소원 “창피하고 불편해”
대학측 “용역업체 연말행사”


서울 유명 사립대에서 청소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소용역업체 측에서 12월 한 달 동안 청소원들에게 산타 모자를 쓰고 청소하라고 한 것인데, 이를 두고 일부 학생들은 50∼60대가 대부분인 청소원들이 강제로 산타 모자를 쓰고 청소하는 모습이 보기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이 대학 공식 SNS에는 “얼마 전 청소 아주머니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탔는데 아주머니가 모자를 벗으며 창피하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며 “그 뒤로 산타 모자를 쓴 청소원들을 마냥 훈훈하게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실제 지난 18일 이 대학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사범대에서 청소원 7명이 산타 모자를 쓰고 청소하고 있었다. 산타 모자 정책을 시행하는 청소용역업체 소속 청소원은 총 30여 명으로 이들은 7명이 1주일씩 돌아가며 모자를 쓴다고 밝혔다.

청소원 A 씨는 “감독이 쓰라고 해서 쓰기는 하지만 불편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원 B 씨는 “60세가 넘은 나이에 젊은 학생들이 보고 웃으면 부끄러울 때도 있고 창피하다”며 “실내에서 일하며 모자를 쓰니 땀이 나 싫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들 역시 산타 모자를 강제로 써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나타냈다. 박모(26) 씨는 “원하는 사람만 자발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모자를 씌우는 건 옳지 않다”며 “60세가 넘은 나이에 부끄러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27) 씨는 “의도는 좋지만 청소원들이 모자까지 쓰는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는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학 측은 “청소용역업체 측에서 연말연시에 즐겁게 일하자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산타 모자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불만사항이나 민원이 생기면 중지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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