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구를 가로지르는 통일로는 조선시대 핵심 도로로서 대륙으로 통하는 유일한 육로인 의주로를 근간으로 한다. 이 길로 조선의 사신과 역관이 대륙의 선진 문물과 근세 철학을 도입했으니, 조선 르네상스인 실학 탄생의 핵심적인 창구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근대기 1908년 경의선 개통 당시 지어진 수색역은 북한 지역에서 들어오는 화물을 중계하는 ‘수색조차장’의 관리역이었으며, 남북 분단 이후에는 서울역으로 가는 열차와 기관사를 관리하는 차량 사업소 입구로 사용됐다.
이 같은 지역의 역사적 배경을 감안해 현재 서울과 신의주를 연결하는 일반국도 1호선 일부로 남은 통일로는 통일 염원을 담아 상징적으로 이름 지어졌다. 통일 한국을 그려볼 때 앞으로 수색역과 통일로는 서울의 관문이자 통일의 핵심 키워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공항과 경의선이 만나는 교통 요지이자 대북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서북부 중심도시로서 은평구는 중장기적으로 통일에 대비한 대륙·대북 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 사전준비 중에 있다. 예컨대 현재 수색역 일대는 수색역세권 개발 사업을 통해 문화·교통 전진기지로서의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통일로 일대에는 통일 한국에서 북녘 사람들에게 선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은평성모병원과 남북 경제활성화를 선도할 창조경제단지인 서울혁신파크 등을 조성하고 있다. 또 천년고찰 진관사와 삼천사, 은평한옥마을,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등 역사문화유적을 기반으로 한 문화체험관광특구 지정을 시도해 관광체험도시로서 발돋움할 준비를 마쳤다. 이러한 사업들이 완료되면 앞으로 은평구는 역사적 상징성뿐만 아니라 통일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갖춘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은평구의 사업은 이제 막 닻을 올렸을 뿐이다. 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살리고 통일에 대비한 거점도시로 만들기 위해선 민간투자는 물론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절실하다. 특히 현재 가치를 고려한 근시안적 투자가 아니라 저평가 우량주, 전략적 지역임을 고려한 미래지향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진정한 지방자치 발전은 지역균형발전과 함께 통일에 대비한 역사·문화 전략 거점도시를 육성하는 데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우영 은평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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