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직접 맹비난 사실검증 사이트 ‘…팩트’
“트럼프 발언 76% 거짓”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1일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노동계층의 경제적 안보에 대한 두려움을 악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날 “트럼프가 쇠락해가는 미국의 백인 우월주의 운동을 사로잡고 있다”고 경계했다.

하와이에서 연말 휴가를 보내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영 라디오 NPR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위기와 기술, 세계화 등으로 인한 경제적 스트레스가 인구 변화와 결합하면서 일부는 새로운 경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되지 못하면 잠재적 분노와 좌절, 두려움에 빠지면서 일부는 잘못된 길로 갈 수 있는데, 트럼프가 여기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를 겨냥,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주자가 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하면 주목을 받는 이유”라면서 “미국의 국가 정체성 중 하나가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라는 점으로, 이것이 미국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를 직접 비난한 것은 이례적으로, 백악관은 지난 8일에도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 전면 금지를 주장하자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도 ‘트럼프 때리기’에 가세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 “트럼프는 병리학적(pathological)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클린턴 전 장관도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 경선 TV 토론에서 트럼프가 반(反)무슬림 발언을 통해 사실상 “이슬람국가(IS)의 최대 모집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WP는 이날 “동성결혼이 허용되고 흑인 대통령이 배출되면서 백인 우월주의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카드’가 이 운동을 되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KKK단의 수장인 ‘대 마법사(Grand Wizard)’를 맡고 있는 데이비드 듀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공식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발언의 상당수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사실 검증 사이트인 폴리티팩트(politifact)의 ‘올해의 거짓말쟁이’로 선정됐다. 폴리티팩트는 트럼프의 선거 유세 기간 발언 77개를 검증한 결과 76%가 ‘거의 거짓말’이거나 ‘거짓말’이었다면서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질 때 수천 명의 무슬림들이 환호했다’는 발언을 대표적인 거짓말로 꼽았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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