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초음속 훈련기인 T-50이 미국 공군 고등훈련기(T-X) 교체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7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미국 수출형 훈련기 공개 기념식이 그 자리였다. KAI는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며, 미 공군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기존 T-50 훈련기에 공중급유 장치와 가상훈련 시스템을 개발, 장착할 예정이다.
T-X 사업은 현재 미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노후 훈련기인 T-38을 교체하기 위한 사업으로, 내년 하반기에 입찰 공고를 낸 다음 이듬해 기종을 선정할 예정이다. T-X 사업 자체로만 수출물량이 350대 이상으로 10조 원 규모다. 우리가 T-X 사업을 수주한다면 이후 이어질 미 해병대와 미 해군 훈련기, 그리고 미 우방의 초음속 훈련기로 채택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수출 물량이 1000대를 초과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최첨단 항공기 개발 능력을 갖춘 항공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현재 5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탈리아 항공산업체인 알레니아 아에르마키는 M-346 천음속(遷音速)) 항공기를 개조해 T-X 사업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미국의 노스럽그루먼은 영국 BAE, L-3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뤘고, 조인트 벤처업체인 텍스토론 에어랜드도 참여를 위해 날을 갈고 있다. 그러나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의 가장 강력한 경쟁회사는 역시 미국 보잉과 스웨덴 사브 컨소시엄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보잉은 수직이착륙 기능을 가진 X-32라는 최첨단 전투기를 선보였던 강자다.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훈련기 개발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지만, 미 공군이 요구하는 사양을 만족하는 저렴하고 우수한 훈련기를 제안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T-50은 한국 공군의 훈련기로 운용하고 있어 운용상의 안정성을 보장받고 있으며, 파생 기종인 경공격기 FA-50을 포함해 여러 나라에 수출하면서 우수한 성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 공군의 요구 사항인 가상훈련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점과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경쟁 후보인 보잉-사브 컨소시엄은 이미 개발돼 운용되고 있는 우리의 T-50을 겨냥해 모든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는 초음속 훈련기를 개발하려고 노력할 게 틀림없다.
T-X 사업 수주에 성공한다면 산업 파급효과가 7조3000억 원이며, 일자리 창출 효과가 4만3000개에 이를 것이라 한다. T-X 후속 물량으로 1000대 이상의 시장을 점유하게 되면 50조 원 이상의 규모라고 하니 경제적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항공산업은 항공기 설계 고급 엔지니어와 숙련된 항공 기술자들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항공기 수주가 필요하다. T-X 사업의 수주는 우리나라 항공산업에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이며 항공 기술을 한 단계 도약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편 KAI-록히드마틴 컨소시엄은 KF-X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방위산업 더 나아가 양국 간의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만들 것이다. 강력한 경쟁 상대를 가진 T-X 사업의 성공적인 수주를 위해서는 미 공군이 요구하는 모든 성능을 갖추도록 훈련기를 개조하는 것이 필수 요건이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KAI-록히드마틴이 상호 협력해야 할 것이며, 국방부를 포함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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