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 요구하는 입장
아베 총리 사죄 표현에서
일본軍 관여·강제성 빠지면
고노 담화에 못미치는 결과
“완전한 명시 어려울 경우
국민 설득할 명분 찾아야”
28일 전격적으로 이뤄진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일명 ‘사사에(佐佐江) 안’보다 다소 진전된 내용에 대한 타결이 이뤄진다고 해도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명시’ 대목은 미완의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날 협상 결과나 일본 총리의 사과문이 일본군의 관여나 일본 정부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 등보다 후퇴할 경우 외교당국에 대한 역사적 책임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역대 정부는 과거 수차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의 뜻을 표명해 왔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일본군의 관여를 공식 인정한 1992년 1월 1차 가토(加藤) 관방장관 담화에는 “종군 위안부의 모집 및 위안소의 경영 등에 일본군이 어떠한 형태로든 관여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일본 정부는 충심으로 사죄와 반성의 심정을 말씀드리고자 한다”면서 “일본 정부는 깊은 반성과 결의에 입각해 새로운 한·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1993년 8월 발표된 고노 관방장관 담화 역시 “군의 관여하에 수많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은 상처를 입힌 문제”라면서 “정부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죄와 반성의 심정을 말씀드린다”고 표현했다. 그해 11월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 당시 일본 총리는 경주에서 가진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해자로서 우리가 한 일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1994년 8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 역시 과거사 특별담화를 발표해 “종군 위안부 문제는 여성의 명예와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한 문제이며, 본인은 이 기회에 진심으로 깊은 반성과 사죄의 심정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발언했다. 무라야마 총리는 이어 1995년 7월에는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기금’ 발족 인사를 통해 다시 한 번 “일본군이 관여해 많은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깊이 상처 입힌 문제로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문제”라고 위안부에 대해 일본군이 관여했음을 인정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야당 시절 고노 담화 수정론을 펴다 집권 후에는 고노 담화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고노 담화 검증 작업을 벌이는 등 역대 정권의 책임 표현을 부정하려는 제스처를 취해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이번 협상 타결안에서 일본이 사사에 안보다 나아간 타결을 해놓고, 실제로 후속조치를 취하면서 총리의 사죄 표현에서 일본군의 관여 등을 빼는 등 역대 총리의 사죄 표현에서 후퇴할 경우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법적 책임 문제에서 특별법이라든지 완전한 명시가 어려울 경우 우리 국민에게 통하는 명분을 찾아야 한다”면서 “양국이 찾은 중간선이 국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인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 국책연구원 연구원은 “법적 책임에 대한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기존 일본 총리들의 사과 메시지를 담으면서도 책임이라는 요소를 어떻게든 담지 않으면 또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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