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 韓·日협정서 거론 안됐다” “전쟁범죄 피해자 포함 안된것
경제협력은 배상금 성격 아냐
위안부문제 종결 논리 엉터리”


일본의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지난 11월 공동저술과 세미나를 통해 한일청구권협정에 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종결 논리를 편 일본 정부의 주장은 엉터리라고 밝힌 사실이, 28일 한·일 외교 수장의 역사적인 위안부 담판을 계기로 새삼 부각되고 있다.

요시자와 후미토시(吉澤文壽) 일본 니가타(新潟) 국제정보대 교수는 11월 일본 내 학자들과 공저로 펴낸 ‘조선인 위안부와 식민지 지배 책임’이라는 제목의 책에서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문제가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일본 정부의 주장은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요시자와 교수는 “한일청구권협정 체결 후 일본 노동성, 대장성(현 재무성), 후생성 등이 (국내법을 제정해) 소멸시키려 했던 한국 측의 재산·권리·이익에 해당하는 개인 청구권의 내용을 보면 우편저금, 미지급금 등 전쟁 종료 이전의 법률에 따라 당연히 지불해야 했던 금전의 처리로서 식민지 시기의 법률관계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위안부와 같은 전쟁범죄 피해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요시자와 교수는 위안부 같은 전쟁범죄에 의한 피해자 문제까지 청구권협정으로 해결됐다는 인식이 한·일 간에 공유됐는지는 현재까지 공개된 외교문서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요시자와 교수는 그간 한·일 회담 문서 공개 운동에 참여하며 회담 문서를 정밀 분석해 왔다.

요시자와 교수는 이어 한일청구권협정 제1조에 명시된 일본의 대한국 경제협력(무상 3억 달러·유상 2억 달러)은 배상금 성격이 아니라고 규정했다. 협정 조문에 청구권과 경협 사이의 관계가 전혀 명기돼 있지 않은 데다, 일본 정부가 경협 자금에 대해 ‘청구권의 대가’ 또는 보상금이나 배상금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요시자와 교수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청구권협정으로 한국이 외교보호권(국가가 자국민의 피해를 국가 자체의 권리침해로 간주하고 상대국에 청구하는 권리)을 포기했다고 간주했지만, 국가가 외교보호권을 포기했더라도 피해자 개인의 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패전 후 시베리아에 억류된 일본인 문제 등에서 과거 일본의 행정부와 사법부도 인정한 논리라는 것이다.

요시자와 교수는 한일청구권협정이 체결되기까지 협상 과정에서 위안부 문제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외교문서에 위안부 문제가 한 번 등장하지만 한국 측 대표가 일본 또는 일본의 점령지에서 빠져나온 한국인의 예탁금을 논의하는 문맥에서 거론한 것이지 그들의 피해에 대한 문제를 논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요시자와 교수는 지적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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