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협상이 타결된 다음날인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일본대사관 앞의 평화의 소녀상이 시민들이 씌워준 모자와 목도리를 하고 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피해자를 다시 고통에 내모는 배신이자 철저한 외교 담합”
재미교포인권단체 “‘불가역’은 국제이슈화 막기 일본측‘검은 속내’드러낸 것”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28일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합의 직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과 관련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사진은 아키에 여사가 지난 8월 야스쿠니 신사 참배 당시 궁사와 함께한 모습. 아키에 여사 페이스북 캡처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한·일 양국의 ‘12·28 합의’와 관련, 야당과 국내 시민단체 및 미국의 교포시민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특히 양국이 합의를 도출한 당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부인이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공개돼 일본 측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29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전일 한·일 간에 타결된 위안부 피해자 협상과 관련해 “제1차 한·일 굴욕협정(1965년)에 이은 제2차 한·일 굴욕협정”이라고 규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원회 등을 열어 국민 앞에 회담의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박근혜정권이 ‘이 문제는 최종적으로 그리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내린 결정의 부당성을 철저하게 따지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 여부에 대한 한·일 양국 협상 주체의 입장 차이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미교포인권단체인 가주한미포럼(KAFC)은 이날 “위안부 할머니들이 지난 20여 년간 일본군 성 노예 문제에 관해 ‘일본 내각이 승인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법적 배상’을 외쳐 왔으나 이번 합의에는 이런 조건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KAFC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이라는 표현과 관련해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가 더 이상 이슈화되는 것을 막겠다는 일본의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도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들과 국민의 바람을 철저히 배신한 외교적 담합”이라며 반발했다. 정대협은 “일본 정부가 범죄의 주체라는 사실과 군 위안부 범죄의 불법성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대협은 “피해자와 시민사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이번 합의를 두고 정부가 ‘최종 해결’ 확인을 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이날 정대협은 ‘이전 불가’ 방침을 분명하게 밝혔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를 한 즈음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을 공개했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공동회견이 끝난 직후 “피해자 지원은 법적 배상이 아니다”고 밝히는 등 일본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행태가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