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1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1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반대 세력 상대로 방어할 수 있겠나”한·일 양국 간 위안부 합의가 일본 측의 잇따른 말바꾸기로 역풍을 맞을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위안부 합의를 이행하려면 한·일 양국 정부가 여론설득작업에 좀 더 나서야 한다는 제언이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커트 캠벨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29일 “이번 합의는 기대치 못 했던 환영할만한 진전”이라고 평가면서도 “이번 합의가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은 양국 지도자가 국내적으로 반대하는 세력들을 상대로 이번 합의를 지키고 방어할 수 있느냐”라고 밝혔다. 캠벨 전 차관보는 “이번 외교적 성과가 양국 사이의 새로운 장(章)이 될 수 있을지는 시간이 밝혀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 미 하원의원은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여성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으로의 진전으로 획기적인 일이지만 완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고 미 NBC 방송이 29일 보도했다.

한·일 양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충분히 상의하지 않고 협상을 한 데 대한 비판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미 의회 전문위원 출신인 데니스 핼핀 존스홉킨스대학 방문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미리 상의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이것은 한국의 큰 실수이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핼핀 연구원은 “앞으로 이번 합의 이행과 관련해 주한 일본대사관 앞의 소녀상 문제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제하고 “일본은 이 소녀상을 철거하기를 기대하지만 이는 정치적으로 불가능해보인다”고 지적하고 “일반 한국인에게 중요한 상징물이 돼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의 위안부 관련 비정부기구(NGO)‘아시아 폴리시 포인트’를 이끌고있는 민디 코틀러도 “이번 합의는 여성인권과 역사적 책임규명에 있어 일보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노아 펠드먼 교수는 28일 블룸버그 블로그에 기고한 칼럼에서 “이번 합의는 한국 정부가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다시는 비판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대가 즉, (피해자들의) 도덕적 요구를 (금전적) 보상 및 변경 불가능한 최종적 타결이라는 조건과 맞바꾼 것”이어서 “좋으면서도 슬픈 일”이라고 평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최종적 해법으로 규정한 한국 정부에 부담이 갈 것”이라며 “비정부기구의 반발을 다뤄나가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숙 기자 musel@munhwa.com
이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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