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2차관이 29일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한 뒤 나눔의 집을 떠나고 있다.
- 정부 인식·행보 문제점
외교차관 나눔의집 방문 “미리 상의 못해서 죄송”
日아베는 대독사죄뿐인데 韓정부 뒤치다꺼리 형국
할머니들 설득 차원 넘어 ‘역사문제’라는 인식 필요
한국과 일본이 ‘12·28 협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최종 합의를 보았지만 정부는 협상 이후 일본이 합의 취지를 퇴색시키는 발언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피해자가 명확히 특정된 상황에서 정부가 사전 동의 없이 협상을 진행한 점은 계속해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직접 사과문을 읽거나 고위 관료가 직접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찾아가 사죄를 하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아베 총리가 공개적으로 직접 사과입장을 밝히거나 일본 인사가 할머니들을 찾아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일명 ‘사사에안’의 경우 일본 총리가 직접 쓴 편지를 당사자에게 직접 전달하는 사과형식의 안이었다. 정부는 편지사과보다는 공개된 자리에서 총리 명의의 사죄표현을 한 것이 더 강도 높은 사죄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와 닿을 수 있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경우 피해자가 264명으로 특정되고 공개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피해자들로부터의 동의 절차 없이 가해국과의 협상을 지나치게 성급히 처리했다는 점에서도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사후약방문식으로 협의 이후 할머니들을 찾아 설득하려는 정부의 안이한 인식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의 경우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웠던 상황임을 감안할 수 있지만 이번 협상에서는 정부가 시기에 집착해 지나친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피해자 할머니들이 이번 협의안을 계속 거부할 경우 정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설령 할머니들이 대승적으로 수용한다고 해도 역사와 민족의 문제라는 본질적 문제 남아있는데 정부는 이 같은 점에서 제대로 된 인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굴욕 외교는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역사를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로 정부가 피해자들과 교감을 이루면서 좀 더 큰 연대 안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어야 한다”면서 “왜 이렇게 불완전하고 성급하게 끝내버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의 재단 설립 역시 피해자들의 사전 동의를 받지 않으면서 일본 예산 거출분 100억 원의 대부분을 직접 수령하는 방식이 아닐 경우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 재단이 피해자의 명예회복 등을 위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소 간접적 혜택으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 역시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