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 4주기 추모미사에 앞서 문재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접견실에 앉아 어색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호남향우회 임원진 탈당 동교동계, 1월 安신당 行 김한길계까지 가세하면 현역의원 탈당 30명 넘어
무소속 의원 모임 형식땐 국고보조금 한푼도 못받아
더불어민주당(더민주당) 전통 지지층인 호남향우회 현직 임원단이 30일 집단 탈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권노갑 상임고문 역시 이르면 내년 1월 10일 탈당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광주·전남 출신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에 더해 분당의 ‘키’를 쥐고 있는 김한길 의원까지 탈당을 결행하면 내년 1월 중 탈당파 규모가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국호남향우회총연합회 이용훈 총회장 등 12명의 임원진과 서울시의 각 구 회장단 20명은 이날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전라도에 태어나서 죄송하다. 선거 때마다 더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더더욱 죄송하다”며 “통합 수권야당 건설에 선봉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 고문의 탈당도 임박했다. 권 고문은 지난 28일 안철수 의원과 만나 1시간가량 대화를 나누며 안철수 신당의 중도개혁 노선에 대해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 인사인 이훈평 전 의원은 “권 고문과 박지원 의원이 결심하면 동교동계는 행동을 같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고문은 앞서 18일 문재인 대표와 만나 당내 통합을 위한 ‘2선 후퇴’를 요구했지만 문 대표가 이를 거절하자 탈당 쪽으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호남 출신 현역 의원들의 거취 문제를 고려해 선거구 획정이 끝난 이후인 오는 1월 10일쯤 탈당 선언을 검토 중이다. 권 고문이 결행하면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박지원계로 분류되는 김영록·이윤석·박혜자 의원 등 광주·전남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당 추진 세력들은 요건만 충족되면 창당 전 ‘무소속 의원 연대’ 형태로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야권 인사는 “김한길 의원이 탈당해 수도권 의원 몇 명이 추가 탈당할 경우 탈당파 규모가 28∼32명이 된다는 계산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신당행을 선택한 문병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 3∼5명, 호남 5명이 추가 탈당해 20명 이상은 될 것”이라며 “내년 1월 중순 교섭단체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당의 한 비주류 인사도 “교섭단체 구성은 신당 작업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 따르면 무소속 의원만으로도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며 5번의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무소속 형태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선관위의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국고보조금은 총선에서 일정비율(2%)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지급되며 탈당파들이 2월 15일 전까지 정당 형태로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90억 원가량을 받을 수 있다. 호남발 ‘엑소더스’에도 불구하고 전북 지역은 지난 17일 유성엽 의원 탈당 이후로 추가 탈당 흐름이 보이지 않고 있다. ‘호남 탈당파’들은 안철수 신당, 천정배 신당 등 ‘행선지’가 엇갈리고 있다.
당을 떠난 광주·전남 의원 대다수는 안철수 신당으로 향했지만, 권은희 의원은 천정배 신당을 선택했다. 이날 탈당한 호남향우회 임원 대부분은 탈당 후 천정배 신당에 입당키로 했으나, 이 총회장은 신당 세력의 통합을 위해 노력한다는 차원에서 제3지대에 머물기로 했다. 호남정치권의 분화가 진행 중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