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어렵게 미인가 학교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대학입학생까지 처음으로 배출하게 돼 뿌듯합니다.”
국내 최초의 다문화 대안학교인 ‘새날학교’를 설립한 이천영(57·사진) 교장은 3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교과정 학생(11명)이 오는 2월 첫 졸업을 앞두고 있다”며 “고교 1·2학년 때 입국한 학생들이지만 전원이 국내 대학 입학에 필요한 한국어능력시험 3급 이상에 합격했다”고 대견해 했다. 특히 고려인 후손인 김엘레나(20) 양과 허아나스타시아(20) 양이 전남대 영어영문과와 경영학부에 나란히 2년 장학생으로 최종 합격했다. 중국 출신 왕보량(20) 군도 동신대 중국어과에 합격했다. 2016년 초 정시와 8월 외국인 전형 결과가 발표되면 추가 합격자가 더 나올 전망이다.
이 교장은 광주 모 고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지난 2007년 1월 광주 광산구의 폐교된 옛 삼도남초등학교 건물에 초·중학교 과정의 미인가 다문화 대안학교인 ‘새날학교’를 세웠다. 이후 2011년 6월 학력인정학교로 인가받은 데 이어 2013년 3월 고교과정까지 개설했다.
이 교장은 “새날학교는 이주노동자·결혼이주여성·고려인 자녀 중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고 중도에 입국한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라며 “학기 중에 입국하는 아이를 안 받을 수도 없어 항상 실제 학생 수가 정원(초·중·고 75명)에 비해 더 많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의 출신 국가는 15개국에 달한다.
이 교장은 “되돌아보니 새날학교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학교였다고 자부한다”며 “다문화가정 출신 자녀들이 앞으로 우리나라와 출신 국가를 연결하는 훌륭한 인재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의 청소년 시절은 불우했다. 전북 전주에서 가난한 집안의 3남 4녀 중 장남(넷째)으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껌팔이, 공장 근로자로 전전했다. 그러나 학력 미달로 병역을 면제받은 것에 충격받아 공부에 매진, 1년 만에 중·고교 졸업학력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원광대 사범대 영어교육과에 입학했다. 교직에 있으면서도 신학대 대학원 야간 과정을 이수해 2001년 목사 안수도 받았다. 지난 2014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한 그는 “1998년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외국인노동자들을 돕는 데 나선 것이 새날학교 설립으로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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