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응모작이 늘었으나 흡족한 수준의 작품을 찾기 어려워 이번에도 우리는 심사하는 내내 안타까움이 컸다.
본심에서 네 작품을 검토하였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인다’는 이주여성을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 어떤 집의 문제를 다루었다. 이주민 이야기가 어느덧 동화의 단골 소재가 되었는데 이는 이러한 문제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보다 깊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아쉬움은 정작 이주민 당사자의 입장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던 것이다. 길고양이를 중심에 둔 ‘신통한 상담사’는 유명한 작품의 인물이 차용된 점, 삶에 지치고 외로운 사람들이 주변 지인보다 길고양이에게 속내를 털어놓는다는 발상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었다. 그러나 ‘모모’는 단순 차용에 불과하고 어려움에 빠진 인물들 이야기는 더 드러나지 않아 나열에 그치고 말았다.
불완전한 가정의 아이 둘을 그려낸 ‘아빠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매우 아까운 작품이었다. 부모 이혼이나 아버지 부재라는 흔하고 뻔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고 기분 좋은 감상을 남기는 매력이 있다. 인물 하나하나가 감각적으로 형상화되었고 묘사에서 느껴지는 작가의 개성이 참 좋다. 그러나 자주 보이는 오탈자, 문장 미숙, 뒷부분이 성급하게 마무리된 점이 아쉽다.
우리는 이견 없이 ‘다정이’를 당선작으로 선택했다. ‘다름’으로 인한 따돌림과 배려를 이렇게도 따뜻하고 색다르게 보여줄 수 있는 이 작가의 역량이 믿음직스럽다. 무생물에 생명이 이입되는 과정도 공감이 되고 무엇보다 이 작품을 검토하는 동안 이미지가 환하게 연상되는 것이며 자연스럽게 행복한 기분에 젖어들었으니 이번에야말로 동화의 본령을 감각적으로 아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다. 나는 이 작가가 궁금하다.
심사위원 김서정·황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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