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위기 탈출에 초강수
국제 무대서도 이란에 밀려
시아파 성직자 등 47명 사형
이란 등 반발시위 급속 확산
수니 - 시아파 국가들 ‘양분’
3일 AP 등은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이 사우디 주재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안에 본국으로 떠나라”고 밝히며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일 사우디가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니므르 알니므르 등 테러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47명의 형을 집행한 뒤 이란 시위대가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한 데 따른 조치다. 알니므르는 시아파를 배격하는 보수적 수니파 사상인 와하비즘을 근간으로 하는 사우디에서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전체 인구의 15%에 불과한 시아파 저항운동을 주도하는 등 시아파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사우디가 외교 단절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든 것은 국내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우디에서는 예멘 내전과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되며 와하비즘을 바탕으로 한 사우디 왕가의 리더십 위기론이 커지고 있고, 지난해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 타결로 이란이 중동의 패권을 가져가며 국제무대에서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형 집행 직후 이란에서는 수도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 일부가 시아파 시위대의 공격으로 불에 탔고, 제2 도시 마슈하드에서도 시위대가 사우디 총영사관에 돌을 던지고 국기를 찢었다. 시위는 주변국으로 확산해 터키의 앙카라 소재 사우디 대사관 앞에서는 터키에 거주하는 이란인들이 항의했고, 인도 관할 카슈미르 지역의 스리나가에서도 시아파 무슬림들이 집단 시위를 벌였다.
중동의 시아·수니파 국가들은 각각 사우디와 이란을 맹비난하며 중동지역의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는 이라크에서는 사우디 대사관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라크 당국은 자국 내에서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전쟁 중인 사우디가 같은 종파인 IS 척결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중동의 수니파 진영은 한목소리를 내며 사우디를 옹호하고 나섰다. 걸프 지역 수니파 왕정 6개국의 모임인 걸프협력회의(GCC)의 압둘라티프 알자야니 사무총장은 3일 “걸프 지역 정부는 사우디의 옆에 나란히 설 것”이라며 “테러리스트를 지원한 책임은 이란에 있다”고 밝혔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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