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지침 시행땐 탈퇴”
내주초 중집서 논의
대타협 100여일만에
휴지 조각 될 가능성


5대 노동개혁 법안의 임시국회 통과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한국노총이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탈퇴 절차를 밟고 있다. ‘저성장의 덫에 빠진 한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노사정의 공감대 속에 이룬 노사정 대타협이 100여 일 만에 휴지 조각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4일 오전 열린 임원회의에서 내주 초 제60차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중집 안건은 ‘9·15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위 탈퇴’가 될 전망이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줄곧 대타협 파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정부·여당이 기간제법과 파견법 등 노사정이 합의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한 법안을 발의했다는 주장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정부가 공공기관과 금융기관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자, 핵심 산별노조인 금융노조 등의 파기 요구가 거셌다.

이에 더해 정부가 고용 유연성 확보의 핵심인 저성과자 해고·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2대 지침 초안을 발표하면서 한국노총의 반발은 더 커졌다. 지난해 12월 23일 한국노총은 중집을 열고, 정부가 2대 지침을 일방적으로 시행하면 ‘9·15 합의 백지화’ ‘노사정위 전면 탈퇴’ 등을 불사하겠다는 의견을 모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30일 정부가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2대 지침 초안을 발표하자, 한국노총이 최종 입장 정리에 나선 것이다.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대정부 투쟁을 요구하는 조직 내 목소리가 최고조에 달한 만큼, 내주 열릴 중집에서 노사정 대타협 파기 이외에 다른 결론이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한국노총이 대타협 파기 대신, 대화 테이블로 돌아와 조속히 노사정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2대 지침에 대한 정부 초안 공개는 노사정 협의를 위한 공론화 과정에 불과하고, 최종안은 앞으로 노사 의견을 반영해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노사정위와 공문, 전화 등 여러 수단을 통해 조속히 협의를 시작하자고 요청했으나 한국노총은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며 “한국노총이 애초에 노사정 대타협 정신을 존중할 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탈퇴로 2대 지침에 대한 노사정 협의가 어려워질 경우, 현장 근로자·사업주와 전문가 의견 등을 참고해 정부 지침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5대 노동개혁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에서 2대 지침마저 무산되면 노동개혁이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앞으로도 야당이 5대 노동개혁 법안 통과에 협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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