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예산만 준예산 편성
반쪽 집행으로 ‘보육대란’

유치원 누리예산 삭감관련
전남도교육청은 재의 요구


경기도의 올해 예산이 두 쪽 난 채 표류하고 있다. 경기도청의 일반예산은 준예산으로 비상 집행될 예정이지만,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한 경기도교육청의 교육특별회계는 준예산조차 집행되지 않아 학부모가 돈을 대야 할 ‘보육대란’으로 치닫고 있다.

경기도는 4일 준예산집행지원팀을 구성해 준예산을 집행할 준비를 마치는 대로 남경필 도지사의 결재를 받아 일부 정책사업비와 행정운영비, 신규사업비 등 6003억 원을 제외한 14조9250억 원(올해 예산안의 96%)의 준예산 집행계획을 도의회에 통보, 부서에 예산을 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광교신청사 건립기금 등 신규사업을 제외한 의무경비, 시설유지비, 계속 사업비, 국고보조금 등 민생 관련 예산은 차질없이 집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준예산 편성지침과 기준이 미비하고 교육비특별회계상 전례가 없다는 사유를 들어 누리과정 준예산을 집행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2월 말부터는 도내 원아 학부모들이 대신 누리과정 지원금을 내야 할 처지에 직면했다. 도교육청은 인건비와 기관운영비 등 최소한의 필수경비, 그리고 의회가 승인한 계속사업만 준예산에 편성하고 누리과정 예산은 집행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과정비를 준예산으로 집행했다가 추후 도의회가 누리과정비 삭감안을 최종 의결하면 ‘부당집행’ 상황을 맞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누리과정비뿐 아니라 학교 신설·보수 공사비도 준예산 사태로 지급 중단위기에 놓였다. 이는 경기도의회가 지난해 12월 31일 2016년도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한 후 사상 최초로 준예산 집행 국면으로 돌입하면서 빚어진 사태다.

한편, 전남도교육청은 올해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482억 원을 전액 삭감한 전남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했다고 4일 밝혔다. 도교육청의 재의 요구는 교육부가 지방자치법 172조에 따라 재의 요구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광주시교육청도 올해분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598억 원을 전액 삭감한 광주시의회에 금명간 재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는 앞서 지난해 12월 16일 각각 본회의를 열고 내년도 본예산 가운데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삭감 의결했다. 시·도의회는 다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이날 삭감된 예산 전액을 ‘내부 유보금’으로 편성해 추후 누리과정 사업비 명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시·도 교육청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 몫이라며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광주시의회의 한 의원은 “정부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지원하는 등 상황이 호전될 경우 내부 유보금으로 편성해놓은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도 추경으로 다시 살려 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재의요구를 받은 전남도의회의 재의결 시점은 빠르면 오는 2월 중순, 늦으면 5월 중이 될 것”이라며 “도의회가 어떻게 입장을 정리할지 미지수이지만, 그 전에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오명근 기자 omk@munhwa.com·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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