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이색 시무식’‘취업준비생(취준생)응원, 노숙인 돕기, 헌혈, 공장 견학, 설립자에 기(氣) 받기….’

유통·금융 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이색 시무식으로 지혜를 갖췄다는 붉은 원숭이띠 해를 활짝 열어젖혔다. 열린 마음으로 공동체 의식을 다지고 소통과 단합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둔 게 특징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이날 오전 학원가와 고시원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을 찾아 새해에 처음 등원하는 취준생을 응원하는 것으로 시무식을 대체했다. 직원들은 취준생들에게 커피와 도넛, 핫팩, 과자 등으로 꾸린 ‘응원 패키지’ 선물을 나눠줬다.

또 ‘세븐카페(자체 브랜드(PB) 원두 드립커피)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젊은 지성인들을 응원합니다!’란 희망을 담은 메시지도 전달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는 “정형화된 시무식 대신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 ‘7포 세대’(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내 집 마련·꿈·희망의 포기)란 각종 청년 실업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 극심한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는 시무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임직원들은 이어 경기 평택시 포승읍 롯데푸드 커피 원두 생산공장도 찾아 공정을 살피는 시무식도 병행했다. 커피 공정 견학은 회사의 역량을 이 부문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하는 의미를 갖췄다고 회사 관계자는 전했다.

롯데슈퍼는 최춘석 대표 등 임직원 150명이 서울 송파구 잠실 사옥에서 헌혈로 시무식을 대체했다. 다른 임직원들은 인근 가락시장의 무료 급식소를 찾아 노숙인 200여 명을 대상으로 배식 봉사를 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딱딱한 시무식이 아닌, 사회의 그늘진 곳에 더 관심을 기울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핀테크(금융 IT), 인터넷 전문은행, 계좌 이동제 본격 시행 등으로 한층 치열해진 경쟁 구도에 놓인 은행권도 영업대전에 따른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기 위한 시무식을 다채롭게 진행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임원진은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홍유릉(고종과 명성황후, 순종, 영친왕 등의 능이 있는 곳)을 찾았다. 고종 황제의 아들로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의 2대 은행장이었던 영친왕의 묘소를 참배, 결의를 다졌다.

신한은행도 조용병 행장과 임원들이 직원들에게 떡국을 점심으로 배식하고 ‘열린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첫날부터 소통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민종·박정경 기자 horizon@munhwa.com
이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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