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으로부터의 이탈 행렬이 이어지더니 급기야 새정치민주연합 창당의 두 주역인 안철수·김한길 의원이 모두 탈당하고, 당명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뀌었다. 최근 탈당을 결행한 의원이 아직 9명뿐이고, 더민주 의석이 여전히 118석이라는 점에서 ‘양(量)적 측면’의 변화는 아직 크지 않지만 ‘질(質)적 측면’에서는 정체성이 크게 바뀐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김한길계에 속하는 의원들, 그리고 박지원 의원을 비롯해 동교동계 인사들의 집단 탈당도 거론되고 있어 실질적 분당(分黨) 국면에 접어들었다.

야당의 잦은 이합집산 자체도 문제지만 더 우려되는 것은,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 안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거대 야당에서 친노·운동권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 의원이 3일 자신이 만든 당을 떠나면서 ‘그런 정치 말고’라며 적시한 7가지는 더민주 내부의 그런 기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는 “오만과 독선과 중오와 기교로 버티는 그런 정치 말고, 아무리 못해도 제1야당이라는 기득권에 안주하는 그런 정치 말고” 등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 세력은 2012년 총·대선을 비롯, 여러 선거에서 패배하고도 ‘실질적 책임’을 지지 않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을 때도, 노영민·윤후덕·신기남·김현·정청래 의원 등 친노 의원들의 갑(甲)질과 막말에도 관대했다. 타도 대상을 규정하고 ,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에 나섰던 과거 운동권 방식의 악성 진화로 보인다. ‘내 편’은 선(善)이자 정의이고, ‘네 편’은 악(惡)이자 불의라는 이분법이다.

더민주 지도부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6년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것은 이런 본색(本色)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정부와 국회, 여야 간에 입장 차이가 있더라도 국민 앞에 함께 노력하겠다는 모습이라도 보이는 게 도리다.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상종도 않겠다’는 배타적이고 오만한 행태다. 선거에 패배하고도 불복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정치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정치 그 자체도 퇴보(退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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