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란 여성들이 수도 테헤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테러 혐의로 사형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니므르 알니므르의 사진을 붙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우디에 이어 바레인과 수단이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4일 이란 여성들이 수도 테헤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테러 혐의로 사형한 시아파 지도자 셰이크 니므르 알니므르의 사진을 붙인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사우디에 이어 바레인과 수단이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예멘·시리아 ‘정권-반군’ 각각 지원
사우디 내부서도 시아파 폭동 우려

국경맞댄 이라크 “대사관 폐쇄해야”
사우디, 이란 항공편 운항중단 선언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유력 인사 처형으로 촉발된 사우디와 이란의 충돌이 시리아·예멘 내전 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동 정세가 역대 최악의 긴장상태를 맞고 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양국의 대리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시리아·예멘 내전을 악화시키고 사우디 내부의 시아파 폭동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전하며 양국 사이의 긴장 관계가 중동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지역의 ‘화약고’ 시리아에서 계속되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과 반군과의 내전을 두고 사우디와 이란은 팽팽한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란은 알아사드 대통령을 경제적·군사적으로 지원하는 반면 사우디는 서방국과 함께 알 아사드에 맞서고 있는 반군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양국은 시리아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참전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의 대리전이 노골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예멘에서는 더욱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2월 이란의 군사적 지원을 받은 시아파 후티 반군이 기존 수니파 예멘 정권을 몰아내자, 사우디는 곧바로 반군을 겨냥한 대대적인 공습을 퍼붓고 지상군까지 파병했다.

사우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라크는 시아파가 정권을 잡고 있어 사우디와 첨예한 긴장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다. 앞서 이라크는 시아파 유력 인사 사우디의 셰이크 니므르 알니므르 처형을 두고 “지옥의 문을 열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고, 지난해 25년 만에 개설한 사우디 대사관을 다시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 70%가 시아파지만 소수의 수니파가 통치 중인 바레인의 정세도 더욱 불안해질 전망이다.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현재까지 시아파의 반정부 활동이 활발해진 바레인은 이번 사태 후 사우디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FT는 또 사우디 인구의 10%를 차지하는 시아파가 밀집해 있는 사우디 동부 지역에서 폭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란의 자국 대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3일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한 사우디가 4일 이란과의 항공편 운항까지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교장관은 “사우디의 이란과 외교관계 단절은 양국 간 항공편과 교역 종결은 물론 사우디 국적자의 이란 여행 금지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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