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카드 다각 모색
北 실질 제재효과 미지수
對中 외교력 강화 통한
대북레버리지 효과 한계
8·25합의 사실상 폐기
한·미·일 공조 더 강화될듯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전반적인 대북정책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정부는 7일 컨트롤 타워인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종합적인 대응책을 준비 중이다. 대북 경제협력 축소·중단과 남북 대화 중지의 초강경 카드에서부터 국제사회와 공조한 북한 경제 전면봉쇄 등 다양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의 1, 2,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타격을 입힐 만한 실질적인 제재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집무실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 도발에 따른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 12일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전략적 도발 저지 및 강력한 대응을 수차례 강조했던 만큼 이번 사태를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대북정책의 변화를 가져올 박 대통령의 ‘중대 결심’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도 “지금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필요한 상황 관리와 대응조치를 취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핵 문제의 해법을 국제사회와 공조한 외교적 해결에서 찾았다.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연대를 강화하는 길밖에 없다고 보고 한·미 공조체제를 기반으로 한·중 관계를 긴밀하게 유지해 왔다. 2013년 3월부터 2015년 7월까지 각국과의 정상외교와 외교장관 회담에서 모두 79건의 북핵 불용과 도발 중지를 촉구하는 대북 메시지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4차 핵실험은 그동안 추진됐던 박 대통령의 외교적 해법 모색 노력을 모두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기대했던 북한 핵실험 억제 레버리지 효과가 한계가 있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일단 청와대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을 중심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추가 제재 조치 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오는 3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북핵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다룰 방침이다.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 억제를 위한 한·미·일 공조체제 구축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독자적인 차원의 대북 제재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는 각종 분야에서 대화와 협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던 지난해 8·25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의 6개 합의 사항은 사실상 폐기 수순으로 치닫고 있다. 다만 박 대통령은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남북관계의 정상적 발전이라는 끈 자체를 놓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향후 대북정책 기조와 관련해 “단기적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되게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이라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유연할 땐 유연하고, 도발에는 더 강력히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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