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 보유국 인정받는 동시에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도
中 지원 좌절… 벼랑끝 전술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미국을 북·미 협상 테이블로 끌고 나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는 5월 36년 만에 개최되는 당 대회를 앞두고 금강산 관광 재개와 중국의 대규모 경제 지원이 모두 무산되자 미국으로부터의 핵협상과 지원을 위한 핵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북한은 6일 4차 핵실험 감행 후 조선중앙방송 보도에서 수소폭탄 시험 성공을 주장하면서 “적대세력이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관련 수단과 기술을 이전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핵 기술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안심시키고 북·미 핵협상을 추진해 ‘핵클럽’으로 인정받으려는 술책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김정은 체제’를 보장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제적·경제적 교류협력과 지원을 기대하는 것이라는 풀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주권 훼손을 하지 않는 한 핵을 안 쓰겠다는 것은 미국과 협상을 하자는 것”이라면서 “대북 제재는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쿠바처럼 체제 보장 및 관계 개선으로 선회하게끔 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이를 위해 중국, 한국 등과의 외교관계를 포기해 고립되면서도 핵 때문에 건들지 못하는 일명 ‘국제적 고슴도치’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뒤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음과 동시에 전격적 모라토리엄(유예) 선언을 하는 대미 협상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문화일보 1월 4일자 12면 참조) 차두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당 대회를 앞두고 핵실험을 강행했으니 앞으로 모라토리엄 등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연초에 자기 카드를 보여준 후 당 대회 전 4∼5개월간 미국과 협상을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북한의 선택은 한국이나 중국으로부터의 대규모 경제 지원이 좌절된 데 따른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제1차 남북 당국회담에서 오로지 금강산관광 재개에만 매달린 북측은 남측을 협박하려는 의도로 난데없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발언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최근 모란봉악단 중국 공연 돌연 취소와 관련해서도 중국에 경제 지원을 요청했다가 성사되지 않아서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북한의 4차 핵실험은 그런 의미에서 다목적 카드로 읽힌다. 미국에는 협상을 요구하면서 중국에는 기존과 달리 핵실험도 사전에 통보하지 않는 등 노골적 불만을 드러내는 한편, 북한 대내적으로는 위대한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남기고, 한국에는 대북 강경책에 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북·중 정상회담 등 관계 개선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남북 관계에서도 북의 ‘벼랑끝 전술’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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