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소폭탄’ 견제에 도전
軍 강경파의 암살 가능성도


북한의 6일 전격적인 4차 핵실험이 지난달 모란봉악단의 중국 베이징(北京) 공연 취소와 최근 의문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대남 사업 총책인 김양건 노동당 비서 사건이 별건 같지만 서로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모란봉악단의 갑작스러운 공연 취소는 당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에 대한 중국의 견제에서 비롯됐고 이번 핵실험 역시 중국에 대한 정면 도전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한 북한 내 군부 강경파가 핵실험을 반대하는 김 비서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암살했을 것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 ‘특별 중대 방송’을 통해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12월 15일 핵실험을 명령하고 지난 3일 최종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5일은 북한의 대표적 ‘김정은 친위 걸그룹’인 모란봉악단이 중국 공연을 4시간 앞두고 돌연 귀국한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국회 정보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시 국가정보원은 모란봉악단의 철수가 김정은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에 자극받은 중국이 이에 항의하고 공연 참석자의 격을 낮춘 데 따른 북한의 항의 성격이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며 “연관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모란봉악단이 베이징에 입성한 지난해 12월 10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평천 혁명사적지 현지 지도에서 “오늘 우리 조국은 수소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보유국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비서의 사망에 대해서도 암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은 “일반적으로 최고 권력자들은 특정 대형 사업을 추진할 때 찬성파와 반대파에게 임무를 동시에 주고, 양쪽의 평가를 모두 들은 뒤 자신이 최종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북한 군부 강경파가 경쟁자인 김 비서를 제거하고 핵실험을 밀어붙였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하기 전에 정부 고위층으로부터 ‘김 비서 사망은 이상한 조짐이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김 비서 사망과 관련, “교통사고로 위장한 암살은 밤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만 김 비서의 사망 시간은 오전 6시 15분이었다. 암살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국회 답변에서 암살설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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