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EMSC서 가장 먼저 탐지
美 군사위성 24시간 감시 불구
北 기습적 핵실험 단행 ‘뒤통수’
은폐땐 추적·파악 불가 방증
국정원장 “졌다” 발언 논란도
대북정보 감시체제에 큰 구멍이 뚫려 있다.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사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사후에도 확인에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나타나 비상대응 태세의 허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미국이 군사위성으로 북한의 핵실험장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24시간 감시하더라도, 사실상 북한이 은폐에 나서면 제대로 추적·파악하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전반적인 한반도 안보에 비상이 걸렸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핵실험이 아닌 핵 탑재 미사일 발사였을 경우 아찔한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와 국방부, 국가정보원은 점점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능력과 전략핵무기 기술 수준을 제대로 분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해 “우리가 졌다”고 자인성 발언을 해서 논란을 빚고 있다.
7일 정부에 따르면 국방부와 국정원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핵실험으로 촉발된 북한의 지진 발생 소식도 기상청이 아닌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가 먼저 탐지해 국내에 전해졌다. 안보 당국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북한 지진 속보를 보고 뒤늦은 상황 파악에 나섰다. 기상청은 “인공지진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해 핵실험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는 아무런 발표가 없었다. 이날 청와대는 지진이 발생했던 오전 10시 30분 이후 1시간 30분이 지난 낮 12시에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한 NSC 회의는 오후 1시 30분에 소집됐다.
그동안 정부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를 미국의 군사위성을 통해 입수한 사진 정보로 분석해 왔다. 또 통신 감청과 휴민트(인적네트워크) 등을 동원해 도발 징후를 점검하는 대북감시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한국과 미국의 감시체계를 완벽하게 따돌리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는 한·미가 온갖 첨단 장비로 북한을 들여다보고 있어도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추적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정보당국은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 첫 성공”이라고 중대발표를 했지만 아직 수소폭탄인지, 원자폭탄인지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수소폭탄 성공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던 국방부는 이날 “증폭 핵분열탄 성공도 아닌 것으로 판단해 분석 중”이라며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병호 국정원장이 전날 저녁에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핵실험은) 찾고 막는 싸움인데 이번에는 (우리가) 졌다”고 발언한 것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보당국의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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