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014년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또 한 권, 영국 우주국 연구원인 루이스 다트넬의 ‘지식’(김영사)은 한번 펼쳤다간 덮기 어려운 흥미로운 책입니다. 화성에 ‘마션’(알에이치코리아)이 있다면 지구에는 ‘지식’이 있습니다. 동명 영화로도 제작된 ‘마션’이 과학자인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의 화성 생존기라면, ‘지식’은 인류 종말 후 생존자들의 지구 생존기이자 문명 부활기입니다. 설정은 대유행병 등으로 대다수 인간이 죽은 뒤 한 지역에 1만 명 정도가 살아남은 상황, 다행히 문명의 물질적 기반시설은 그대로 남아있는 가상 상황입니다.
책은 이들이 지구 문명이 남긴 거대한 쓰레기 더미에서 어떻게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을 찾아내 최적의 방법으로 사용해 문명을 재건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빨래 표백제로 물을 정수하고, 자동차용 교류 발전기로 소규모 발전기를 만들고, 스발바르 국제종자 저장고에서 씨앗을 찾아 농사를 시작하는…. 의식주에서부터 의약품, 전력, 운동, 커뮤니케이션, 시간과 공간 등 생존과 문명 재건을 위해 필요한 핵심 지식과 과학 기술들을 총정리한 일종의 과학 백과사전입니다. 지구 멸망 영화를 숱하게 봐온 탓에 저자의 과학적 설명들이 머릿속에 꽤 선명한 이미지로 그려지면서 책 읽기에 가속도가 붙습니다.
외국의 주요 상을 받고, 또 그곳의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진행형 ‘지식의 최전선’이라는 것입니다.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시대 지식의 최첨단 논의들이 어디까지 왔는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새해 벽두에 만나는 지식의 최전선. 멋진 일입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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