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 첫 주인데, 벌써 새해에 상당히 익숙해진 느낌입니다. 3일 연휴를 거쳐 변함없는 ‘일 사이클’에 들어가니 새해는 곧바로 ‘일상’이 돼버렸습니다. 하지만 고맙게도 이번 주 신간들이 새해 첫 주라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2016년 새해 첫 주에 멋진 책들이 한꺼번에 나왔습니다. 출판사들이 새해 첫 책에 의미를 부여한 결과이기도 하고, 지난해 말 제작이 끝난 책들을 정신없는 연말을 지나 새해 첫 주에 내놨기 때문입니다. 북리뷰 1면에 전한, 월터 아이작슨의 ‘이노베이터’는 현재 아마존 분야별 1위입니다. 북리뷰 2면에 소개한 미국 작가 조지 패커의 ‘미국, 파티는 끝났다’는 2013년 전미도서상 수상작, ‘엔진의 시대’는 퓰리처 수상작가의 책입니다. 세계적인 신경정신의 올리버 색스의 자서전 ‘온 더 무브’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지만 여하튼 뉴욕타임스 올해의 명저입니다.

그리고 2014년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또 한 권, 영국 우주국 연구원인 루이스 다트넬의 ‘지식’(김영사)은 한번 펼쳤다간 덮기 어려운 흥미로운 책입니다. 화성에 ‘마션’(알에이치코리아)이 있다면 지구에는 ‘지식’이 있습니다. 동명 영화로도 제작된 ‘마션’이 과학자인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의 화성 생존기라면, ‘지식’은 인류 종말 후 생존자들의 지구 생존기이자 문명 부활기입니다. 설정은 대유행병 등으로 대다수 인간이 죽은 뒤 한 지역에 1만 명 정도가 살아남은 상황, 다행히 문명의 물질적 기반시설은 그대로 남아있는 가상 상황입니다.

책은 이들이 지구 문명이 남긴 거대한 쓰레기 더미에서 어떻게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것들을 찾아내 최적의 방법으로 사용해 문명을 재건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빨래 표백제로 물을 정수하고, 자동차용 교류 발전기로 소규모 발전기를 만들고, 스발바르 국제종자 저장고에서 씨앗을 찾아 농사를 시작하는…. 의식주에서부터 의약품, 전력, 운동, 커뮤니케이션, 시간과 공간 등 생존과 문명 재건을 위해 필요한 핵심 지식과 과학 기술들을 총정리한 일종의 과학 백과사전입니다. 지구 멸망 영화를 숱하게 봐온 탓에 저자의 과학적 설명들이 머릿속에 꽤 선명한 이미지로 그려지면서 책 읽기에 가속도가 붙습니다.

외국의 주요 상을 받고, 또 그곳의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진행형 ‘지식의 최전선’이라는 것입니다. 책을 통해 지금, 우리 시대 지식의 최첨단 논의들이 어디까지 왔는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새해 벽두에 만나는 지식의 최전선. 멋진 일입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