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협 파기 부담이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탈퇴할땐 現정부 세번째
한국노총이 박근혜정부 들어 세 번째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불참 선언을 예고하면서 현 정부의 남은 임기 내내 노사정 관계가 냉각되고, 노동개혁의 동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타협을 파기할 경우에 현 정부에서 노사정위에 다시 복귀하기 어려워져 민주노총처럼 장외투쟁에 골몰할 수밖에 없고, 정부는 노동계와의 대화 채널 없이 노동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
한국노총은 11일 오후 제61차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 파기와 노사정위 불참 선언 등 안건을 논의한다. 전면적인 노사정 대화 중단만은 피해야 한다는 내부의 의견도 일부 있지만, 정부가 5대 노동개혁 입법과 저성과자 해고·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등 2대 지침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대화는 의미가 없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2대 지침 초안을 발표한 정부는 “초안일 뿐 앞으로 노사정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동만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정부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노사정 대타협 전면 백지화와 대정부 투쟁 계획을 11일 열리는 중집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대타협 파기는 한국노총 입장에서도 엄청난 부담이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하면 이는 현 정부 들어 세 번째다. 이번에 불참 선언이 재연될 경우 한국노총이 또다시 노사정위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9월 노사정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했다. 노사정 협상 테이블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복귀의 명분은 약할 수밖에 없다. 정부 주도의 노동개혁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사회적 대화 채널을 잃게 되면 한국노총은 장기적인 대정부 투쟁 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회적 대화가 중단된 상태에서 올해 하반기가 되면 2017년 초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한국노총이 정부와의 갈등 수위를 높이게 될텐데, 막무가내 장외투쟁이 얼마나 조직력과 영향력을 가질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에 불만이 있겠지만, 노사정위 불참은 한국노총 입장에서 득보다 실이 많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난감한 입장이다. 한국노총이 투쟁 국면으로 진입하면 5대 노동개혁 법안에 대한 야당의 반대가 더욱 힘을 얻고, 2대 지침을 시행한다고 해도 노동계의 협조 없이는 근로현장에 지침이 뿌리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노정 모두 지는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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