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역 6곳에 보급 예정
사회적기업이 장애인 학생을 위한 교복 제작에 나서 장애인 학교 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세진플러스’는 장애인의 경제적·사회적 자립을 돕는 의류 제조 기업이다. 세진플러스는 2014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장애인 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들의 교복 착용을 원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많은 학부모가 교복 착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교복 착용에 찬성한 서울 지역 6개 장애인 학교 중 하나인 정민학교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 13명 중 5명의 학생이 세진플러스가 가봉한 교복을 입었다. 교복에는 지퍼가 많이 사용됐다. 아무래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옷을 입어야 하는 점을 고려해, 옷 입기를 돕는 사람이 쉽게 할 수 있도록 단추보다 지퍼를 활용했다. 마찰이 더 많은 부위엔 천도 덧댔다. 몸에서 분비물이 흐를 경우 덜 오염될 수 있도록 항균 원단을 사용했다.
장애 학생에게 교복을 입히기까지 각계의 의견이 갈렸다. 장애 학생이 교복을 입으면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전체 설문조사 참여자의 40%에 달하기도 했다. 박준영 세진플러스 대표는 “장애인에게도 존엄과 자유, 평등을 누릴 권리가 있다”며 “학생들이 교복을 입음으로써 소속감 및 집단 구성원과의 공동의식을 갖게 하고 바람직한 학교생활을 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 “외부 활동 중 교사의 인솔에서 이탈해 미아가 발생할 때 의사 표현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 아이들을 찾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며 교복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지적장애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다. 그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우리 장애 아이들도 비장애 아이들이 누리는 문화를 똑같이 누리게 해주고 싶다”며 “기능성과 함께 상징성과 심미성을 갖춘 디자인으로 장애 학생의 권리를 찾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세진플러스는 앞으로 장애인 학생 교복 제작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 의복 제작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박 대표는 “장애인 의복은 유형과 치수가 다양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며 “기술력 향상과 투자를 병행해 유형과 치수를 체계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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