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월치 수입액·유동부채
자본유출입 확대 가능성까지
합산한 값이 적정 외환보유액

中 등 신흥국 ‘달러곳간’ 넉넉
韓은 또다른 불안요소 될수도
‘적정보유액’ 논란 재연될 듯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 지표인 외환보유액이 꾸준히 쌓여가고 있지만, 위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무엇보다 올해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어 달러 자금의 우리 금융시장 이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11일 한국경제연구원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한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 적정 외환보유액을 계산할 때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그린스펀·기도티 룰(Greenspan·Guidotti rule)’,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등 몇 가지가 활용된다.

한경연은 BIS의 2004년 기준에 따라 필요 외환보유액을 계산했다. 연간 수입액의 3∼6개월 치에 유동부채, 자본 유출입 확대 가능성(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유출+국내 은행 외화예금 인출+현지 금융) 등을 모두 합친 계산법이다.

한경연은 2014년 데이터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연간 수입액의 4분의 1(1314억 달러·약 158조9414억 원), 단기외채(1153억 달러), 외국인 주식 및 채권투자자금의 3분의 1(1966억 달러)을 합한 4433억 달러(536조 원)를 최소 필요 외환보유액으로 산출했다.

2014년 동일 기준의 외환보유액(3636억 달러)을 봐도 797억 달러가 부족한 것은 물론,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외환보유액(2015년 11월 말 기준, 3685억 달러)과 비교해도 748억 달러가 부족한 것이다.

반면, 중국과 브라질, 태국 등 신흥 경쟁국들은 필요 외환보유액 이상으로 달러를 쌓아 놓고 있다. 선진국인 일본만 필요 외환보유액이 2조 달러 가까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

절대 금액 비교만으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치더라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에서도 한국은 ‘넉넉한’ 상황이 아니다. 한경연이 산출한 GDP 대비 외환보유액 비중(외환보유액은 2015년 9월 말 기준, GDP는 2014년 기준)은 우리나라가 26.1%로, 외환보유액 상위 10개국 가운데 7위로 처져 있다.

김창배 한경연 연구위원은 “경제규모가 커지면 그에 따라 외환보유액도 적정 규모로 커져야 한다”며 “지금의 외환보유액은 위기 재발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대외지급 수요 충당이라는 기준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외환보유액의 지속적인 확충과 안정적인 단기외채 흐름, 경상수지 흑자 등 지금까지 우리 경제의 대외 흐름을 감안할 때 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은 과장된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경연은 “과도한 비관론은 자제해야 하지만, 위기에 대한 경각심은 성장과 위기의 기로에 선 현재 시점에서 올바른 대책 마련의 필수요건”이라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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