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R, 인수 4년만에 매각’ 휴스 회장

경영진·기자 극심한 갈등… 240억원 투자하고 손들어


페이스북 공동창업자 크리스 휴스(33·사진)가 미국에서 102년 전통을 자랑하는 진보성향 시사잡지 더뉴리퍼블릭(The New Republic·이하 TNR)을 인수한 지 4년 만에 재매각을 결정했다.

TNR 발행인 겸 회장인 휴스는 11일 웹사이트 미디엄에 TNR를 매물로 내놓겠다고 밝힌 뒤 자신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편지의 전문을 공개했다. 그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와 2000만 달러(약 240억 원)가 넘는 돈을 투자한 뒤 내가 내린 결론은 TNR에 새 리더십과 비전이 필요할 때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미 정보기술(IT) 업계의 젊은 거물 휴스가 29세의 나이로 TNR의 과반 지분을 사들였던 지난 2012년, 외신들은 ‘실리콘밸리가 전통 저널리즘을 접수한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크게 주목했다. 그러나 휴스는 11일 공개한 전문에서 “내가 오늘날 급변하는 환경에서 오래된 전통 기관을 디지털 미디어 회사로 바꾸는 일의 어려움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처음 인정하겠다”고 밝히며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4년 만의 백기투항 선언인 셈이다.

휴스는 하버드대에 재학 중이던 2000년대 초반 마크 저커버그 등과 함께 페이스북을 창립해 거부가 된 인물로, 그의 재산은 4억5000만 달러(약 5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휴스는 2012년 TNR의 대주주가 되면서 전통 저널리즘의 디지털화에 도전했다. 그러나 TNR를 디지털미디어회사라고 이름 붙이는 방안 등 휴스가 도입한 정책들은 TNR 내부에서 엄청난 저항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프랭클린 포어나 레온 위셀티어 등 TNR의 저명한 편집장들이 대거 사퇴하는 등 편집국과 경영진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 “TNR의 지적인 엄격함과 진보적 정치관은 휴스의 실리콘밸리식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멀었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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