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지도자상’강유미 중령
軍에서 최초로 수상 ‘영예’


“가정과 일, 사회, 국가 안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며 살아가는 여군들을 격려하기 위해 준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여성신문 선정 ‘2016 제14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시상식에서 군에서는 최초로 ‘여성지도자상’을 받은 강유미(38·사진) 육군 특수전사령부 법무참모(중령)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강 중령은 “고생하는 여군들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여성계가 제게 대표로 준 상”이라며 “여군들이 더 행복하게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 연말 ‘여군 1만 명 시대’를 앞두고 여군 영역을 넓혀온 선구자인 강 중령의 이름 앞에는 늘 ‘최초’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지난 1998년 개교 58년 만에 여성에게 처음 문호를 연 육사에 전체수석으로 입학, 졸업 때는 차석을 기록했다. 이어 여군 최초로 전방 전투부대 소대장, 2009년 여군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여자 치고 잘한다’는 평가를 들을 때마다 회의감이 들어 성별과 상관없이 평가받고 싶어 서울대 법학과 위탁교육을 신청했다. 2005년 결혼한 강 중령은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이기도 하다. 지금은 특전사 최초의 여성 법무참모로 작전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육사와 경찰대에 동시 합격했지만 30여 년 군인으로 살아온 아버지 강일두 예비역 중령의 권유로 아버지의 길을 따라 군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여군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말단 부대에 가보면 남군 입장에서 여군을 처음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남군들이 함께 근무한 여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돼 여군을 동료로 부하로 선택하며 함께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여군 개개인이 전체 여군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근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열악한 근무 여건상 여군들이 임신 시 당직근무 면제, 여군 화장실 등 여군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해야 하는 데도 묵묵히 참고 견디는 데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라며 “군의 발전을 위해 당당히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정충신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