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시가 되면 으레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나 오페라 ‘라보엠’을 찾게 된다. 전 세계적인 레퍼토리로 자리 잡은 까닭이다. 이 두 작품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우리 것’이 있다. 서울 중구 국립극장에서 공연 중인 극장식 마당놀이 ‘춘향이 온다’(사진). 지난 2014년 객석 점유율 99%를 달성해 공연계를 놀라게 한 ‘심청이 온다’에 이은 ‘온다’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지난해 12월 16일 개막해 1월 3일까지 17회 진행된 공연은 평균 객석 점유율 95%, 총 관람인원 1만9501명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손진책(연출), 배삼식(극본), 국수호(안무), 김성녀(연희감독) 등 마당놀이 원조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탄생시킨 이 ‘맛깔스러운’ 공연은 한국형 연말연시 레퍼토리로 손색없다.
‘춘향이 온다’를 본 관객들은 “시원하다”는 평이 많다. 성춘향과 이몽룡의 애절한 사랑 얘기에 마당놀이의 특징인 해학과 풍자를 담아내서다. 사회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질펀한 유머 속에 녹아들어 관객들의 추임새를 부추기고, ‘돌직구’ 대사들은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뼈’ 있는 웃음은 여운을 남긴다. 악역인 변학도가 순정파로 변신한 것도 흥미롭다. 72명의 출연진(배우 28명, 무용수 18명, 연주자 26명)이 만들어내는 화려한 춤사위와 구수한 소리, 신명 나는 음악은 눈과 귀를 호강시키는 ‘잔치판’이다. 민은경·황애리(춘향), 이광복·김준수(몽룡), 서정금(향단), 정준태(방자), 김학용(변학도), 나윤영(월매) 등 출연. 음력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10일까지 계속된다. 02-2280-4114∼6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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