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난 4년간 우리나라에서 베이비박스를 통해 양육시설로 입소된 아동수는 438명에 이른다. 이 아이들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뿌리를 알지 못한다. ‘아동이 부모를 알 권리’가 강조된 입양법의 개정으로 입양아동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모든 인권을 동등하게 중요시 여겨야 한다는 시각에서 보면 이 베이비박스 유기아동 문제는 우리 사회가 극복해 나가야 할 진통이다.
또한 아동은 태어난 이후 이름과 국적을 가져야 한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항에는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출생 시부터 성명권과 국적취득권을 가지며 가능한 한 자신의 부모를 알고 부모에 의해 양육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의 요보호아동 발생 유형을 살펴보면 2003년에 1만222명이 발생한 이후 아동수는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4년 4994명으로 50% 이상 줄었다는 통계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 부모 밑에서 태어난 무국적 아동은 2만 명에 이르렀으며, 이들은 다문화·다민족 사회에 접어든 한국의 보호사각지대에서 소리 없이 절규한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요보호아동 발생 비율의 절반 이상이 빈곤, 실직, 가정해체, 학대 등으로 나타난다. 그다음으로 높은 것이 미혼모의 아동들이다. 아동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 개선이 필수다. 생존의 권리,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권리, 건강한 발달을 위해 교육받을 권리, 여가와 놀 권리 등 다양한 권리에 입각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미혼모가 된 10대 부모들의 경우 교육적 지원이 보장돼야 하며, 교육받는 시간에 아동들을 돌봐줄 수 있는 도우미 지원도 따라야 할 것이다.
생명은 존엄하다. 어떻게 출생됐든지, 또 어떤 국가에서 태어났든지 아동은 천부인권하에 하늘이 부여한 고유한 인격, 인권을 가지고 세상에 나온다.
부모가 불법체류자이거나 청소년 미혼부모여도 태어난 생명은 동일하게 소중하며 이들에게 마땅한 소속을 주어야 한다.
태어난 아동에게 그 자체로 시민권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이 속인주의에서 벗어나 아동의 기본적 권리를 우선적으로 존중한다는 예증일 것이다.
김은정<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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