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론 받으며 연금가입 예약 가능 ‘40~50代용’
취약 고령층엔 기존연금보다 20% 더주는 ‘우대형’
10년간 33만 가구 가입 유도… 실질효과는 미지수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는 등 ‘내집연금 3종세트’와 전세보증금을 굴릴 펀드인 ‘투자풀’ 조성을 통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내수를 진작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내수 활성화를 통해 수출과 균형을 이루는 경제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관련 7개 부처는 14일 정부 세종컨벤션센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수·수출 균형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해 첫 합동 업무보고를 했다.
정부는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한 신상품인 ‘내집연금 3종세트’를 개발해 오는 2분기부터 은행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3종세트는 주택담보대출을 주택연금으로 전환해 빚을 미리 갚고 연금을 매달 받는 60대 이상용 상품, 장기 고정금리 대출인 ‘보금자리론’을 받으면서 주택연금 가입을 예약하는 40∼50대용 상품, 취약 고령층을 대상으로 은행의 주택연금보다 20%를 더 주는 ‘우대형 주택연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는 주택연금 활성화를 통해 가계부채 부담 감소, 소득 확보를 통한 노후보장, 국가 재정부담 경감 등의 다양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주택연금을 통해 고령층에게 더 많은 가처분소득을 보장함으로써 소비 진작을 도모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말 기준 2만6000가구에 불과한 주택연금 가입자를 오는 2025년까지 33만 가구로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예컨대 주택연금 가입자가 3억 원짜리 주택에 살면서 주택담보대출 7500만 원을 받은 경우, 현재는 매달 19만 원(대출 금리 연 3% 기준)의 이자 부담을 지지만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면 오히려 매달 26만 원의 주택연금을 받게 된다. 현재 주택연금 가입자들의 평균 주택 가격은 3억 원이다. 또한 주택연금 전환 시 일시인출금(연금지급 총액의 50%)의 한도를 70%로 늘려 빚을 모두 갚을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매달 40만 원 정도의 가처분소득이 생기는 셈이다.
다만, 올해 10만 가구가 주택연금에 가입해 연금을 모두 소비한다 하더라도 소비 진작 효과는 연간 3000억 원 정도 수준이다. 우리나라 가구 전체의 한 해 가처분소득은 450조 원(2014년 말 1137만 가구, 가구당 평균 가처분소득 3924만 원)에 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연금을 통한 내수진작의 성공 여부는 주택을 상속 자산이 아니라 활용 가능한 유동자산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이뤄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주택연금 이용 가구는 주택보유 고령층의 0.9%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내수회복세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신축적인 거시정책과 규제개혁으로 소비와 투자를 진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충남·이제교 기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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