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러 협력 이끌어내
안보리의 北제재 강화하고
미온적인 中 겨냥한 포석


12일 임기 마지막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북핵 문제를 꺼내 들었다. 지난 6일 4차 핵실험을 통해 미국의 관심을 끌려 한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지만, 북한의 도발 행위에는 예고한 대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응징을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거부권을 가진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 적극적 설득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이날 전화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강력하고 단합된 국제사회의 대응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은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마련 작업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이번에는 ‘수소탄’ 실험을 강행했다고 밝힌 만큼, 2013년 1·3월 각각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 2087·2094호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의 포괄적 제재가 채택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유엔 외교관도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수소탄 실험 주장은 기존 상황의 큰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도 훨씬 강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추가적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원칙적인 동의 입장을 표하면서 결의안 채택 시기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1차 북핵 실험 당시에는 5일, 2009년 2차 실험에는 18일, 2013년 3차 실험에는 23일 만에 각각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북핵 실험 대응 방안을 논의한 데에는 또 다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노림수도 있다. 중국이 지난 11일 미 공군 B-52 전략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관련국은 절제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제재에 미온적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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