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자의 王 시해 막으려 궁 바닥에 돌 박아”
“약골 세종대왕 인삼 먹고 자식 많이 낳아”
국내에서 관광통역안내사로 일하고 있는 A 씨는 이달 초 한 태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가이드로 따라나섰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태국 국적의 무자격 관광 가이드 B 씨는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은 일본의 식민 지배 때문”이라면서 “당시 일본이 한국에 전해준 대표적인 물건이 도자기와 김치”라며 터무니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B 씨의 ‘엉터리 안내’는 계속됐다. B 씨는 “한국 궁궐의 바닥이 돌로 돼 있는 것은 일본 닌자가 한국의 왕을 시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당시 닌자의 발에는 칼이 붙어 있었는데 한국 군인들은 닌자가 뛸 때 칼이 돌을 치는 소리를 듣고 닌자의 침입을 알아채곤 했다”고 말했다. B 씨는 또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등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을 찾는 태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인솔하는 무자격 관광 가이드들의 역사·문화 왜곡이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다른 관광통역안내사 C 씨 역시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태국 국적 무자격 가이드는 이날 관광객들을 상대로 인삼을 팔면서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세종대왕이 원래는 아주 약골이었는데, 인삼을 먹고 기운이 세졌다”면서 “그 덕분에 정력이 좋아져 자식을 많이 낳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35만 명 정도로 최근 계속 증가 추세지만,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식 태국어 관광통역안내사는 80명 남짓에 불과하다. 많은 여행사들은 정식 가이드에게 안내를 맡기지 않고, 태국에서 단체 관광객을 데려온 인솔자에게 가이드 역할까지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왜곡된 관광 안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 보다 무자격 가이드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약골 세종대왕 인삼 먹고 자식 많이 낳아”
국내에서 관광통역안내사로 일하고 있는 A 씨는 이달 초 한 태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가이드로 따라나섰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태국 국적의 무자격 관광 가이드 B 씨는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국의 경제 성장은 일본의 식민 지배 때문”이라면서 “당시 일본이 한국에 전해준 대표적인 물건이 도자기와 김치”라며 터무니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B 씨의 ‘엉터리 안내’는 계속됐다. B 씨는 “한국 궁궐의 바닥이 돌로 돼 있는 것은 일본 닌자가 한국의 왕을 시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당시 닌자의 발에는 칼이 붙어 있었는데 한국 군인들은 닌자가 뛸 때 칼이 돌을 치는 소리를 듣고 닌자의 침입을 알아채곤 했다”고 말했다. B 씨는 또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라는 등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면서 한국을 찾는 태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인솔하는 무자격 관광 가이드들의 역사·문화 왜곡이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관광업계 등에 따르면 다른 관광통역안내사 C 씨 역시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태국 국적 무자격 가이드는 이날 관광객들을 상대로 인삼을 팔면서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세종대왕이 원래는 아주 약골이었는데, 인삼을 먹고 기운이 세졌다”면서 “그 덕분에 정력이 좋아져 자식을 많이 낳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35만 명 정도로 최근 계속 증가 추세지만,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식 태국어 관광통역안내사는 80명 남짓에 불과하다. 많은 여행사들은 정식 가이드에게 안내를 맡기지 않고, 태국에서 단체 관광객을 데려온 인솔자에게 가이드 역할까지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왜곡된 관광 안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한 관광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 급급하기 보다 무자격 가이드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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