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량 감소에도 유가 하락
주도권 확보 ‘치킨게임’여파
국제 유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졌던 시추기 수량 지표가 갈수록 유가와 멀어지는 양상이다. 14일 국제 석유시장 동향을 전하는 페트로넷(www.petronet.co.kr)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미국에서 원유 채취를 위해 가동 중인 석유 시추기 수가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 30달러 선이 계속 하락 붕괴 위협을 받고 있다. 시추기가 줄면 그만큼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 시추 기술 발달로 시추기 당 생산량이 늘고, 원유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킨게임’이 계속되면서 저유가 압력이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이다.
페트로넷에 따르면 최근 미 유전서비스 회사 베이커 휴즈는 지난 8일 기준 미국 내 석유 시추기 수는 총 516기로 전년 동월 대비 64% 감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같은 미국 시추기 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13일(현지시간) 북해산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은 장외거래에서 한때 3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브렌트유의 배럴당 가격이 3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4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전날 배럴당 30달러가 무너지며 2003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은 시소게임을 거듭한 끝에 전날보다 4센트(0.1%) 오른 배럴당 30.48달러에 마감됐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시추기 수 감소는 현지 유전 운영사들의 어려움만 대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추기 감소로 장기적으로는 반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기술 발달 등으로 과거와 같은 유가 선행지표의 기능이 많이 퇴색됐다”고 말했다.
박선호 기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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