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마잉주에 석패 뒤 재도전

16일 치러지는 선거를 통해 대만 사상 초유의 여성 총통 시대를 열게 될 차이잉원(蔡英文·59) 민진당 후보는 여성이라는 점 외에도 미혼이며 소수민족 첩의 자녀이자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학자 출신이라는 독특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11년의 짧은 정치 경력 동안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하며 ‘첫 여성 총통 시대’를 여는 주역이 됐다.

차이 후보는 타이베이(臺北)에서 출생했지만 산악에서 주로 거주하는 대만 원주민인 파이완(排灣)족 혈통을 지닌 푸젠(福建)성 출신의 객가(客家)인 후예로 분류된다. 차이 후보의 아버지 차이제성(蔡潔生)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자동차 수리업체를 운영하며 돈을 벌어 부동산, 건설, 호텔 사업을 거느린 기업인으로 처첩을 5명이나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후보는 이들 사이에서 11명의 형제자매 가운데 막내딸로 태어났다. 이후 뛰어난 학업 성적으로 대만 최고 명문인 대만국립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 법학석사, 영국 런던정경대(LSE)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만 국립정치대 법대 교수를 지내다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정권 시절이던 지난 2000년 양안관계 사무를 보는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을 맡으며 처음 정계에 발을 디뎠다. 당시 차이 후보는 민진당 당적도 없었으며 대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권이었음에도 중국과 소삼통(小三通, 통항·교역·우편거래)을 성사시키며 양안관계에 적극적이었을 정도로 정치색이 옅었다. 4년 뒤인 2004년 민진당 가입과 함께 비례대표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어 2006년에는 행정부 부원장(부총리)으로 올라섰다. 이후 그는 2008년 대선에서 민진당 정권이 천 전 총통의 부패 스캔들로 막을 내린 뒤 주석직을 맡았고 취임 후 3년간 각종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에 7차례나 승리하며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2012년 대선에서는 당시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후보에게 80만 표 차이로 패해 주석직에서 잠시 물러났다가 지난해 5월 93%가 넘는 지지율로 주석으로 복귀해 이번에 다시 대선에 나섰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엘리트 여성이지만 검소한 스타일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검은 단발머리는 차이 후보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가 오랜 기간 독신 미혼 생활을 유지한 데다 이성 간의 스캔들도 없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동성애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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