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부산 강서구 한 아파트 단지에 출몰한 야생 멧돼지 11마리가 거리를 배회하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엽사들에 의해 모두 사살된 후 차량에 실려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말 부산 강서구 한 아파트 단지에 출몰한 야생 멧돼지 11마리가 거리를 배회하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엽사들에 의해 모두 사살된 후 차량에 실려 있다. 뉴시스
멧돼지·너구리 등 출몰해
인명사고·전염병 등 우려

서울지역 119 출동건수
지난해 324건… 6배 늘어

신고 접수돼야 포획 시도
철제펜스 확대 등 필요해


겨울철 먹이 부족과 서식지 축소로 내몰린 야생동물들이 도심까지 출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몸길이 1m가 넘는 멧돼지가 북한산 일대 주택가에 나타나 마을을 휘젓고 다니거나 강남 도심 한복판까지 야생 너구리들이 출현하는 일이 증가했지만 시민 안전대책과 동물관리를 총괄할 컨트롤 타워 부재로 예방 및 대응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5일 환경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도심 멧돼지 출현으로 인한 119 구조출동 건수는 지난 2011년 56건에서 2015년 11월 말 현재 324건으로 6배가량 급증했다. 서울에선 아직 멧돼지 습격으로 인해 시민이 다친 사례까진 나타나지 않았지만 아슬아슬한 상황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15일 오전 대구 서구 이현공원 근처 주택가에서는 멧돼지 2마리가 배회하며 시민들을 놀라게 하다 출동한 경찰 포획을 피해 와룡산 방향으로 달아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 둘레길 인근 주택가 근처 야산에 몸길이 1m, 무게 90㎏ 수컷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났다가 서울시 멧돼지 출현 방지단에 의해 사살되는 일도 생겼다.

야생 너구리들이 도심 한복판에 나타나는 사례도 급증해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옴진드기(개선충)나 모낭충 등 사람에게 전염될 수 있는 피부병을 가진 너구리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주택가와 대치동 대기업 사옥 인근에 나타나는 일은 심심찮게 보고된다.

사정이 이렇지만 경찰은 정작 야생동물이 출몰한 뒤 신고가 접수돼야 민간 엽사로 구성된 기동포획단과 협조해 포획을 시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동물희생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앞으로 시민들의 도토리 줍기를 금지하는 등 동물 서식환경을 개선하고 예산을 늘려 동물 활동 루트에 철제 펜스 설치를 확대하며, 총기 사고로 위축됐던 수렵활동을 장려하는 등 대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개체수 조절, 경찰과 119소방대의 긴급대응 등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컨트롤 타워 노릇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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