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15일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의 실험용 경수로 주변 모습. 북한의 4차 핵실험 후인 지난 1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으로 실험용 경수로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한 2개의 수로와 물탱크, 펌프 시설이 보인다.  38노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가 15일 공개한 북한 영변 핵시설의 실험용 경수로 주변 모습. 북한의 4차 핵실험 후인 지난 11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으로 실험용 경수로에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한 2개의 수로와 물탱크, 펌프 시설이 보인다. 38노스
MD 언급한 울프스털 국장
과거 영변 사찰한 核전문가
‘北核=대통령 의제’ 보여줘


미국의 북핵 4차 실험에 대한 대응 전략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적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과 독자적 양자제재 강화 등을 통해 북한의 돈줄을 틀어막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북한 핵·미사일의 직접적 위협권에 들어가는 한·일 양국에는 안보공약을 재확인하면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을 포함한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지역 배치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하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은 이 과정에서 국무부가 아닌 백악관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을 통해 북핵 대응은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의제’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이 같은 의도는 14일 존 울프스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 담당 선임국장의 미국진보센터(CAP)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명확히 확인됐다. 울프스털 선임국장은 이날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비판하며, 우리는 절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원칙을 강조했다. 울프스털 선임국장은 1990년대 에너지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 특보 자격으로 북한 영변 핵시설 사찰에 참여한 핵 전문가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울프스털은 선임국장은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 “만약 필요성이 있거나 한·미·일 사이에 그런 욕구가 있다면 (그래서 배치를 하게 된다면) 그런 것들은 핵억지 및 미군보호 측면에서 역할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울프스털 선임국장은 연설 후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대국민담회에서 사드 배치 검토 입장을 밝혔는데 한·미 양국 간에 논의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MD협력 문제와 관련해선 지금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분명한 것은 한국에 대한 우리의 방어공약은 철통 같은 것이고, 앞으로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만 언급했다. 울프스털 선임국장이 사드를 포함한 MD 체계의 한반도 배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백악관의 북핵·미사일 억지대책이 MD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방증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북핵 실험을 계기로 한·미 간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13일 “한·일 등과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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